작년 대기업 대출금리 10년來 최고 찍었다

김희래 기자(raykim@mk.co.kr) 2024. 2. 1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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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고금리 기조 등으로 은행의 대기업 대출 금리가 최근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경영에 작지 않은 부담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또 지난해 시중은행이 상대적으로 가계·중소기업보다 리스크가 덜한 대기업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면서 관련 대출 규모가 20~30% 늘어,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5%)을 크게 앞질렀다.

1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예금은행의 대기업 대출 금리는 연 5.21%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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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시장 여건 안좋고
고금리 영향 5.21%로 쑥
4대銀, 대기업 중심 영업
대출 139조로 27% 늘어
中企 증가율 4.9% 앞질러

지난해 고금리 기조 등으로 은행의 대기업 대출 금리가 최근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경영에 작지 않은 부담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또 지난해 시중은행이 상대적으로 가계·중소기업보다 리스크가 덜한 대기업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면서 관련 대출 규모가 20~30% 늘어,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5%)을 크게 앞질렀다.

1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예금은행의 대기업 대출 금리는 연 5.21%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013년 대기업 대출 금리는 4.46%였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2021년 2.57%로 저점을 찍었다. 그러나 2022년 3.97%로 오른 데 이어 지난해 5.21%로 뛰었다.

박용민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조사팀장은 "지난해 회사채 시장 여건 악화로 자금 조달 시 회사채 발행보다 은행 대출을 선택하는 기업이 많아졌다"며 "고금리 기조가 이어진 데다 기업 대출 수요가 늘어 대출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결과적으로는 대기업에도 대출 금리 상승으로 경영에 작지 않은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기업 대출도 크게 늘었다. 작년 말 기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139조3079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7%가량 늘었다. 지난해 말 하나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25조84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5% 증가했고, 국민은행은 38조5000억원으로 30.1% 늘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30조7000억원으로 25.8% 늘고, 우리은행은 45조239억원으로 22.8% 증가했다.

금리가 오르는 가운데서도 대기업 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건전성이 높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영업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가계 대출 증가폭을 관리한 데다 주택담보대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시장이 부진해 은행이 적극적으로 영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또 고금리 장기화로 중소·영세기업 차주의 부실 우려가 커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기업이 리스크 측면에서 (가계나 중소기업보다) 더 안정적이기 때문에 증가폭이 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말 4대 은행의 기업 대출 잔액은 668조3615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8.5% 늘었고, 전체 대출에서 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4.2%로 2%포인트 확대됐다. 같은 기간 4대 은행의 가계 대출은 0.22% 증가했다. 우리은행의 가계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36조381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9% 늘었다. 국민은행은 166조5000억원으로 1.5% 증가했으나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0.7%, 0.6% 줄었다.

또 4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4.9% 증가했는데, 이는 대기업 대출 증가율의 5분의 1 수준이다.

대기업 대출 수요가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4대 은행은 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한 경영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하나은행은 올해 내부적으로 기업 대출을 17조원 늘린다는 방침을 정했다.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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