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날씨 이어지자… 천연가스 투자자는 춥다

수요 감소로 선물가격 반토막
상승 베팅한 개인 30% 손실

따뜻한 날씨와 수요 부진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하는 가운데 천연가스 상승에 레버리지로 베팅한 개미들의 손실이 급격히 불어났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는 천연가스 선물 가격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C'를 118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해당 기간 상장지수상품(ETP) 순매수 순위 2위다.

최근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해당 상장지수증권(ETN) 주가는 불과 한 달 새 58% 급락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19일(한국시간) 오후 3시 기준 미국 헨리허브(HH)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약 1.55달러에 거래됐다. 연초 거래 가격은 3.3달러였는데, 1~2월에 절반 이상 떨어진 것이다. 해당 상품을 산 개인투자자의 손실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매수 평균 단가를 고려한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C의 평균 수익률은 -30%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투자자 대부분이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천연가스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것은 공급이 넘치는 반면 수요는 감소했기 때문이다. 시추공 수는 감소했지만 생산 효율이 증대되면서 천연가스 공급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다. 반면 전 세계에 온난한 날씨가 지속되며 난방 수요는 급감했다.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북미 지역은 1950년 이후 역대 가장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천연가스 가격 2달러 이하는 생산업체들의 손익분기점 수준"이라면서도 "대부분 장기 계약으로 생산 감소 시점도 늦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할지도 주목된다. 2020년 1월 천연가스 가격은 1.4달러까지 급락한 바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공급 차질 우려에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한때 9.9달러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차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