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임박에 소통 자리 마련한 아시아나 경영진..직원들 “아쉬움 여전”
점심 거르고 3시간30분 간 대화
화물사업부 이관 인력 몇명 질문에
“매수자 선정 후 결정할 것” 답변
사측 원론적 대응에 의문점 해소 불만도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와 재무, 법무 담당 본부장 등은 아시아나항공 전직원을 대상으로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관 오즈홀에서 질의응답을 주고 받는 형식의 타운홀미팅을 진행했다. 본사에서 근무하는 250여명의 직원이 이날 대면 회의에 참석했고, 그밖의 직원들은 온라인 형식으로 회의를 지켜본 것으로 전해진다.
원 대표가 취임한 이후 두번째 소통의 자리다. 지난 11월에도 원 대표는 직원들과 타운홀미팅을 가진 바 있다.
이번 미팅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최근 승인하는 등 합병이 임박해오자 직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소통 경영의 일환으로 경영 상황을 공유하는 한편 직원들의 공감대 형성을 목적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회의는 점심 시간을 넘긴 오후 12시 30분까지 진행됐다. 무려 3시간30분가량 질의가 이어졌을만큼 직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대한항공과의 합병에 따른 고용 정책과 업황 개선에 따른 성과급 지급 여부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지난 13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는 한편 대한항공이 보유한 유럽 4개 노선을 이관하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매각하라고 요구했다. 화물사업부 매각이 올 상반기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자 사업부 매각 방식과 몇 명의 인원이 매각 대상으로 포함되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이적 인원을 몇명이나 선정할지 또 그 처우는 어떻게 보장할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사측은 “구체적인 인원 선정은 화물사업 매수자 선정 이후 예정”이라며 “고용 안정 및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협상 과정에서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화물사업부 인수합병 방식에 따라 직원들의 거부권이 효력이 있는지 질문도 나왔다. 물적분할하는 과정에서 분할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직원들에 설명하고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절차를 거쳤다면 근로 승계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례가 있어서다. 이에 사측은 ‘강제적인 인력 조정은 없을 것’이라며 의견 동의 절차를 거칠 것이라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합병에 따른 고용 보장 문제에 대해서도 아시아나항공 경영진은 고용에 문제가 없도록 최종 매각 완료까지 노력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긴 시간 회의가 진행됐지만 경영진의 원론적인 답변에 직원들의 의문점은 해소되기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회의에 참여한 아시아나항공 소속 직원은 “코로나 기간을 포함해 이를 악물고 버텨왔는데 보상책은 빠져 있었고, 회사 경영 환경이 어렵다는 얘기 뿐이어서 아쉬웠다”고 언급했다.
이날 회의에서 성과급 지급에 대한 질문도 있었지만 사측의 답변은 긍정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진은 “임금단체협약이 현재 진행되고 있으며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관련해 논의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년간 기본급 2.5% 인상, 안전장려금 50%를 지급한 데 그쳤다.
반면 대한항공은 2022년 총임금 10%를 인상한데 이어 지난해 말 안전장려금 100%를, 올 초 기본급의 407%를 평균 성과급으로 지급하며 아시아나항공과 임금 격차를 벌리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도 지난해 기본급 13%를, 제주항공도 2023년 기본급을 10% 인상하고, 20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노조 측은 지난해보다 높은 임금 상승률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채권단 산하에 놓여있어 경쟁사만큼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꼴랑 100원? 놀리나”…배당에 열받은 개미들, 무슨 종목이길래 - 매일경제
- 손흥민에 웃은 ‘메가커피’, 이강인 광고 내린 ‘아라치 치킨’ - 매일경제
- “970만원 상속세 갑자기 어디서 구해요”…소득 없는 아내 한숨만 - 매일경제
- “한국 의사들만 왜 이래”…해외 선진국, 의대 증원때 어땠나 보니 - 매일경제
- [속보] 4선 김영주, 민주당 탈당 “하위 20% 통보에 모멸감” - 매일경제
- “여보 4%를 왜 내, 주담대로 빨리 갈아 타”…특례보금자리론서 환승 급증 - 매일경제
- 한국사 일타강사, 건국전쟁 비판하는 역사가에 “X무식”…직격탄 날린 까닭 - 매일경제
- “비싸고 맛없는 커피 싫어. 내가 직접 내릴래”…이젠 홈카페에 돈쓴다 - 매일경제
- “다세대주택 씨가 말라, 대체 어디 살라고요” 청년·서민 전월세 부담 쑥…文정부 임대사업 홀
- ‘그 밥에 그 나물’ 헤어초크 “힘들게 쌓아 올린 것, 손흥민-이강인 주먹다짐에 박살”…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