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의사사직 인증은 마이너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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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제 사직서 쓰고 오늘부터 출근 안 합니다. 레지던트 1년 하면서 살이 좀 쪘는데 이참에 다이어트하고 일반 의원에서 아르바이트도 하려고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공의들이 쓴 '사직 인증' 게시물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정부를 의식한 듯 하나같이 개인적 이유로 병원을 그만뒀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근무 중 뇌출혈로 숨진 사건도 국내 의사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라는 정부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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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제 사직서 쓰고 오늘부터 출근 안 합니다. 레지던트 1년 하면서 살이 좀 쪘는데 이참에 다이어트하고 일반 의원에서 아르바이트도 하려고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공의들이 쓴 '사직 인증' 게시물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정부를 의식한 듯 하나같이 개인적 이유로 병원을 그만뒀다고 밝혔다. 하지만 '눈부신 내용이네요' '저도 했습니다' 등의 무수한 응원 댓글들만 봐도 액면 그대로 순수한 사직이 아니란 건 초등생들도 알 만하다.
개인 사정으로 포장된 이들의 단체행동은 결국 의료 공백을 야기했다. 19일 각 병원들은 수술 일정을 조정하고 외래 진료를 대폭 축소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항암 치료가 미뤄졌다는 췌장암 4기 환자, 쌍둥이 출산 일정이 취소됐다는 산모 등 분통 섞인 사연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전공의 파업을 바라보는 국민들 시선이 갈수록 싸늘해지는 이유다.
의사 수가 충분하다는 게 녹음테이프처럼 반복되는 그들의 주장이다. 그런데 아이를 둘러업고 소아과 오픈런을 한 번이라도 해본 부모와 응급실을 밤새 전전했지만 끝내 진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에게 의사 부족은 곧 현실이다.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근무 중 뇌출혈로 숨진 사건도 국내 의사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라는 정부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고된 업무로 끼니도 못 챙기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다며 하소연하던 의사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 증원만이 답은 아니지만 증원부터 해야 전공의들의 지속가능한 삶을 담보할 수 있다. 의료현장에서 3명이 하는 일을 4~5명이 나눠서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게 의대 증원 취지다. 필수의료 패키지가 이번 논의에 맞물려 있는 것도 '증원 외' 보완책을 함께 갖추자는 정부 노력이다. 만약 증원 없이도 의료현장 오픈런을 막고 동료 의사가 쓰러져가는 걸 막을 수 있는 현실적 방법이 있다면 국민들이 힘을 실어주지 않을 리 있겠나. 그런데도 막무가내식 파업은 시작됐다. 그들의 릴레이 사직 인증이 국민들에게 냉담한 반응만 얻는 상황에서 대체 뭘 얻기 위한 투쟁인가.
[심희진 과학기술부 edg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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