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식당가 '회식 성지'로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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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한 중견기업에 다니는 최 모씨(38)의 부서는 주로 인근 백화점 식당가에서 회식을 한다.
백화점 점포에서도 주로 고층에 자리 잡고 있는 식당가(다이닝 테넌트)는 고급스러운 음식과 깔끔한 인테리어를 갖춘 데다 룸 형태의 자리가 많다.
더현대 서울을 포함한 현대백화점 3개 점포의 식당가 예약 건수는 지난해 11월~올해 1월 기준으로 전년보다 12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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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인이상 단체 고객 크게 늘어
현대百 1월 저녁 예약률 93%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한 중견기업에 다니는 최 모씨(38)의 부서는 주로 인근 백화점 식당가에서 회식을 한다. 파스타, 피자에 와인을 곁들이거나 중식에 맥주를 한 잔만 마시는 식이다. 최씨는 "백화점 안에서는 '부어라 마셔라' 식의 음주 없이 일찍 마칠 수 있다는 게 마음에 든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직장 내 회식문화가 점차 간소해지면서 백화점 식당가가 새로운 저녁 모임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고급스럽고 깔끔한 분위기 속에서 오후 10시 이전에 회식을 마칠 수 있다는 점에서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19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회사가 밀집한 오피스타운 점포인 무역센터점·판교점에서는 지난해 11월~올해 1월 기준으로 오후 7시의 식당가 예약률이 하루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4년 전 같은 시기에는 낮 12시(72%)의 식당가 예약률이 가장 높았고 오후 7시는 64%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오후 7시(93%)가 낮 12시(74%)를 압도했다.
저녁 시간대 백화점 식당가 흥행은 직장인 회식문화가 바뀐 영향이 크다. 백화점 점포에서도 주로 고층에 자리 잡고 있는 식당가(다이닝 테넌트)는 고급스러운 음식과 깔끔한 인테리어를 갖춘 데다 룸 형태의 자리가 많다. 여러 명이 조용하고 편리하게 식사를 즐기기 적합한 셈이다.
2차, 3차까지 이어지는 회식문화가 힘을 잃고 '회식도 복지의 일종'이라는 인식이 퍼진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백화점 식당가에서는 일반 식당이나 주점에서처럼 과음을 하기 어렵고, 오후 10시까지만 영업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1차로 회식을 마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강남·여의도·판교 등 주요 오피스타운에서는 백화점이 지하철역과 맞닿아 있어 귀가하기에도 편리하다.
직장인 성 모씨(32)는 "백화점에는 무난한 식당이 여러 곳 있어 장소를 잡는 입장에서도 편리하다"면서 "최근 저녁에 식당 예약이 어려워진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라고 말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판교점 식당가의 6인 이상 단체예약은 팬데믹 직전 대비 4년 만에 약 2.5배로 증가했다. 전국의 모임 가능 인원이 6인으로 완화된 2022년 2월 이후 단체예약 건수는 1년 만에 2배 이상 늘었고, 지난해에도 약 55% 증가했다. 오후 8~10시 백화점 출차도 4년 새 87%나 늘어났다. 백화점 일반 매장은 오후 8시까지만 운영한다. 차를 주차장에 대고 저녁 식사를 마친 뒤 빠져나가는 경우가 확연히 많아졌다는 것이다.
대표적 오피스타운인 여의도에 2021년 2월 문을 연 더현대 서울까지 포함하면 이런 추세는 더욱 가팔라진다. 더현대 서울을 포함한 현대백화점 3개 점포의 식당가 예약 건수는 지난해 11월~올해 1월 기준으로 전년보다 121% 증가했다. 오후 7시 예약률은 96%에 달해 거의 모든 식당이 꽉 차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가 상승으로 백화점 식당과 외부 식당가의 체감 가격 차이가 좁혀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반 식당에서도 메뉴 가격이 크게 올라 백화점에서의 '호화로운 1차 회식'이 합리적인 선택지가 됐다는 것이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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