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에서] '아파트 외벽 무너져 박수' 이젠 없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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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한 아파트 단지에서 외벽이 무너진 일이 있었다.
이 아파트를 허물고 새 아파트로 만들지 않는 한 답이 없다.
주민들의 비용 부담을 덜 방법이 없는지 검토해야 한다.
재건축이 필요한 아파트는 대부분 도심 내 입지 좋은 곳에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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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한 아파트 단지에서 외벽이 무너진 일이 있었다. 재난영화를 연상시키는 모습이 전국에 방송됐다. 그로부터 몇 달 뒤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은 해당 단지가 뉴스에 나온 장면을 출력해 사무실 곳곳에 붙여놨다. 아파트가 외벽이 붕괴될 정도로 위험하다는 것인데 이걸 홍보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러면 주민들이 좋아해요. 안전진단 통과될 아파트라고…."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사고 난 아파트가 더 인기가 좋다"며 웃었다.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가 워낙 어렵다보니 벌어지는 씁쓸한 풍경이다.
노후 아파트에 거주하는 전국 262만가구는 매일 전쟁을 치르며 산다. 주차할 곳을 찾아 헤매는 주차전쟁, 어디서 새는지 모르는 누수전쟁, 위·아래층 이웃 간 원수가 되는 층간소음 갈등이다. 구축에 산다는 것은 이처럼 도무지 '해결되지 않는' 구조적 불편을 안고 살아간다는 뜻이다.
이 아파트를 허물고 새 아파트로 만들지 않는 한 답이 없다. 그런데 재건축은 현실상 너무도 어렵다. 안전진단을 통과해야 뭐라도 시작할 텐데 첫 단추부터 막힌다. 이번 정부는 재건축 안전진단 대못을 뽑겠다며 관련 규제를 하나씩 완화하고 있다. 환영할 일이다. 지난해 재건축 안전진단 평가에서 구조안정성 비중을 낮췄고, 올해는 안전진단 없이도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도록 안전진단을 뒤로 미루는 '패스트트랙'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정책을 발표했으면 매듭을 짓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그동안 정부는 실거주의무 폐지를 비롯해 여러 정책을 발표했지만 법안까지 이어지지 않아 시장에 혼란을 줬다. 재건축 패스트트랙 도입을 위해선 도시정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 정부가 법안 통과까지 확실하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또한 현장에서 주민들이 겪고 있는 안전진단 애로사항도 해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안전진단 패스트트랙이 도입돼도 안전진단은 무조건 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이 절차를 두고 주민 간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완화된 안전진단의 구체적 내용을 명확히 해야 시장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
수억 원에 달하는 안전진단 비용은 재건축 시작 전부터 갈등을 키우는 요소다. 주민들의 비용 부담을 덜 방법이 없는지 검토해야 한다.
재건축이 필요한 아파트는 대부분 도심 내 입지 좋은 곳에 위치한다. 이곳에 재건축이 활성화되면 도심 내 공급이 풍부해질 것이다. 안전진단 패스트트랙의 긍정적 나비효과를 기대한다.
[이선희 부동산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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