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콘텐츠’로 반전 노리는, 국내 OTT의 반격[스경연예연구소]

하경헌 기자 2024. 2. 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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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플랫폼 티빙의 ‘2023 AFC 아시안컵 카타르’ 중계 예고 이미지. 사진 티빙



넷플릭스와 티빙이 선두를 다퉈왔던 OTT 업계의 판도는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집계에서 지난해 OTT플랫폼의 월간사용자지수(MAU)를 단순합산하면 넷플릭스, 티빙, 쿠팡플레이, 웨이브, 디즈니플러스의 순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로 기간을 한정하면 쿠팡플레이가 티빙에 역전했다. 다른 분석기관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집계에서 지난 1월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안드로이드+iOS) 중 앱 사용자 점유율에서 OTT 플랫폼 순위의 2위는 넷플릭스에 이어 쿠팡플레이가 차지했다. 점유율은 25.4%로 티빙보다 약 8%포인트 큰 수치였다.

CJ ENM이라는 거대자본을 등에 두고 드라마나 예능을 통해 공격적인 투자를 하던 티빙의 상승세가 꺾인 셈이다. 최근 그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어 티빙의 조바심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티빙은 한쪽으로는 다른 국산 OTT 플랫폼으로 지난 2022년 영업손실이 1217억원에 달했던 웨이브와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OTT 플랫폼 티빙의 2023 KBO 리그 생중계 예고 이미지. 사진 티빙



쿠팡플레이의 기록적인 성장에는 스포츠 콘텐츠의 역할이 컸다. 쿠팡플레이는 그동안 스페인 ‘라리가’와 독일의 ‘분데스리가’ 등 유럽축구 빅리그의 중계권을 차근차근 모았고, 대한민국 국가대표선수들의 활약으로 이용자층을 넓혔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티빙과 쿠팡플레이는 스포츠 콘텐츠에 더욱 역량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티빙은 프로야구 KBO리그 중계권 협상에 뛰어들었다. 티빙은 최근 ‘2024~2026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 경쟁 입찰에서 그동안 중계권을 보유했던 네이버를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들이 베팅한 연간 400억원의 중계권료는 기존 수치의 2배 가까운 금액이다. 2022년 1192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티빙이 이런 거액을 제시한 데는 쿠팡플레이에게 뺏긴 국내 OTT 1위 자리의 탈환을 위해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쿠팡플레이 역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구단 초청 경기 등 이벤트에 이어 다음 달 메이저리그(MLB)의 ‘서울 시리즈’ 단독 중계권을 확보했다. 이 경기는 MLB 정규시즌 경기의 최초 한국개최라는 상징성에 오타니 쇼헤이의 LA 다저스 공식 데뷔전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게다가 샌디에이고에 나란히 진출한 김하성과 고우석의 출전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OTT 플랫폼 쿠팡플레이가 중계권을 확보한 메이저리그 2024 시즌 개막전 서울시리즈 예고 이미지. 사진 쿠팡플레이



실제 OTT 플랫폼에서의 스포츠 콘텐츠 위력은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 집계에서 2023 AFC 아시안컵의 중계권을 가졌던 쿠팡플레이와 티빙의 지난 1월 MAU 수치는 전달 대비 각각 7.6%와 12.6% 증가했다. 쿠팡플레이가 723만여 명에서 778만여 명으로, 티빙이 583만여 명에서 656만여 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가 1.8%, 디즈니플러스가 10.2% 수치가 감소한 것을 상기하면 의미있는 수치다.

결국 국내 OTT가 해외 OTT와 비교해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고, MAU 수치를 좁힐 수 있는 관건은 스포츠 콘텐츠가 된 셈이다. 두 플랫폼은 단순한 중계권뿐 아니라 스포츠를 주제로 한 오리지널 프로그램의 기획도 준비하고 있다. 드라마와 예능이 아니다. OTT 플랫폼의 판도를 흔들 열쇠는 스포츠 이벤트가 쥐게 됐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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