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급등 기회 놓친 외국인들…한국서 '이 주식' 쓸어 담았다
[편집자주] 한국증시가 예상보다 강한 랠리에 돌입했다. 정부가 준비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상장기업 저평가가 해소, 전반적인 주가레벨이 크게 상향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되는 모습이다. 외국인들도 한국에 뭉칫돈을 넣고 있는데, 불황을 피해 중국에서 탈출해 표류하던 자금까지 가세하는 중이다. 앞서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한 일본에 이어 대만도 비슷한 정책을 준비하는 분위기라 아시아 전반에 훈풍이 분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금융지주를 포함한 은행주를 집중 매수하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다. 한국에 앞서 일본도 밸류업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50%씩 급등한 은행주들이 속출했다는 것이다. 미국, 유럽권 투자자들은 주가상승 가능성을 낮게 봐 투자기회를 놓쳤는데 이를 한국에서 만회하려는 심리가 크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은행주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이 일본보다 낮아 단기급등이 추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금융당국의 정책방향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을 내놓는다. 은행들은 내수침체와 부동산 경기둔화 등으로 자산건전성 강화가 중요한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해 대대적인 자사주매입과 배당을 실시하면 재무건건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당국의 스탠스였다.
19일 블룸버그, 하나증권 분석을 종합하면 우리나라 주요 은행주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평균적으로 일본 주요 은행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국내의 경우 지난 16일 종가 기준 △KB금융 0.43배 △신한지주 0.40배 △하나금융지주 0.38배 △기업은행 0.33배 △우리금융지주 0.32배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 주요은행주는 △미쓰비시UFG 0.91배 △스미모토미쓰이FG 0.77배 △리소나홀딩스 0.72배 △스미모토미쓰이 트러스트홀딩스 0.71배 △미즈호FG 0.7배다.
일본 은행주들이 지난해 3월 주주환원율 상향을 포함한 JPX(일본거래소그룹)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에 힘입어 주가가 약 50% 추가 상승하면서 한국과 PBR 격차가 벌어졌다. 일본 은행주들은 글로벌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한 직후인 2021년 초부터 주가가 본격 상승했다. 그럼에도 일본 최대은행인 미쓰비시UFJ가 지난해 3월 PBR이 0.6배에 머무는 등 지금처럼 높아지진 않았다. 그 이후 일본 주요은행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라 자사주 대량 매입 등에 나서면서 주가가 더 뛰었다.
우리나라의 은행주들도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있는 종목이라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 시각이다. 다만 은행업은 금융당국의 정책 판단에 크게 좌우되는 규제 산업이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최근 경제 뇌관으로 꼽히면서 은행의 주주 환원폭이 얼마나 될지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금융권에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책 확대를 주문하는 동시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도 요구하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의 경우 건전성 관리 및 손실흡수능력 제고 등을 위한 자본확충 노력이 선행되야 하기 때문에 일본 은행들처럼 총주주환원율을 단기에 상향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정부의 중점추진사항인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 (은행의 주주환원에 대한) 금융당국의 분위기가 변화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일본 금융주 주가강세의 수혜를 크게 누리지 못한 대신, 한국 은행주로 관심을 두고 있어 수급적으로는 오버슈팅(단기 과열)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며 "주가가 올랐음에도 국내 은행주들의 평균 PBR은 0.4배를 하회하고 있으며 0.5배 이상의 주가상승은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융사를 둘러싼 여러 이해관계자를 고려할 필요가 있고, 금융사에게도 적정 자본비율이 요구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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