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만6천명 노조원 뭉친 ‘초기업 노조’ 출범…임금 교섭 직접 나선다

전기 보험 디스플레이 바이오 등 4개 조합 뭉쳐
최근 출범 삼성전기 ‘존중노조’도 5월 합류 예정
“임금교섭시 그룹 통제 벗어나 각사 실정 반영”
몸집 불리기에 점점 커지는 ‘노조 리스크’ 우려도

서울 서초구 삼성사옥. [사진출처 = 연합뉴스]

전자·보험·디스플레이·바이오 등 삼성 4개 계열사 노동조합을 아우르는 초기업 노동조합이 19일 공식 출범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부문에서 15조원 가까운 적자를 낸 가운데, 일부 계열사 노조가 몸집 불리기에 나서자 노조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초기업 노조는 이날 서울 강남역 인근 한 회의실에서 출범식을 열고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현재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노조, 삼성화재 리본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등 4개 노조가 초기업 노조에 참여한다.

최근 출범한 삼성전기 존중노조는 아직 정식으로 가입하지 않았으나 규약 변경을 마치고 오는 5월쯤 합류할 예정이다.

노조는 출범 선언문에서 “그동안 그룹 또는 사업지원 TF(태스크포스)라는 이름으로 각 계열사의 업황, 인력구조, 사업이익과 별개로 획일적으로 통제받는 지금의 불합리한 노사관계에서 탈피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 동안 삼성의 임금협상은 임금인상률에 계열사 실정이 반영되지 않고 가이드라인의 통제를 받아왔다는게 노조 측 주장이다.

이들은 공식적으로 공동 요구안을 만들 생각은 없지만, 그룹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나 차별적으로 임금, 복지, 근로조건 등에 관해 교섭을 진행할 계획이다.

초기업 노조는 정치색이나 상급 단체 없이 오직 삼성 근로자의 권익 향상과 건강한 노사 문화 정립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과거의 정치적·폭력적 노동문화에서 탈피해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노동문화 실현을 꿈꾸며, 철저히 정치색을 배제하고 오롯이 삼성 근로자의 경제적 이익, 삶과 업의 균형, 건강한 근로조건 수립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삼성 계열사 노조들이 연대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으나, 연대 형태가 아닌 통합 노조 설립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합 노조 출범으로 참여하는 계열사 노조는 삼성전자 DX지부, 삼성디스플레이 열린지부, 삼성화재 리본지부,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 등 지부가 된다.

현재 초기업 노조 조합원 수는 총 1만5800여명이다. 지부별로는 삼성전자 DX지부 6100명, 삼성디스플레이 열린지부 4100명, 삼성화재 리본지부 3400명,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 2200명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