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 넘쳐나는 세상에 소외받는 노인, 인권위가 나섰다

금준경 기자 2024. 2. 1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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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간다니까 왜 물어보냐."

기차 예매, 영화 예매, 식당 주문 등 키오스크 기기가 확산되면서 정보취약 계층인 노인이 차별받고 소외된다는 지적이 이어진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대응에 나섰다.

인권위는 "일상생활에서 모바일 앱이나 키오스크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짐에 따라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이 불편을 겪을 수 있고, 고립감과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며 디지털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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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과기정통부에 노인특화 교육·디지털 기기 없이도 불편함 없는 환경 조성 권고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안 간다니까 왜 물어보냐.”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 콘텐츠 가운데 '막례는 가고 싶어도 못가는 식당'편의 도입부다. 박막례 할머니는 키오스크(무인 판매기) 기계가 있는 맥도날드에 가자는 손녀의 말에 화를 낸다. “안 들어가. 너는 거기 가서 먹고 나는 (주문을 받는) 사람 있는 데 가서 먹으면 안 되냐. (기계 조작이) 그게 내 맘대로 안 된다고 자존심 상하잖어.”

기차 예매, 영화 예매, 식당 주문 등 키오스크 기기가 확산되면서 정보취약 계층인 노인이 차별받고 소외된다는 지적이 이어진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대응에 나섰다.

인권위는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노인 특화 교육으로 디지털 정보활용 역량 강화 △노인이 이용하기 쉬운 디지털 기기 기술개발 및 보급 확대△디지털 기기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불편함 없는 환경 조성 △노인이 언제나 도움 받을 수 있도록 디지털 헬프데스크핫라인 운영 등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 콘텐츠. 키오스크 기기를 다루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담은

인권위는 “일상생활에서 모바일 앱이나 키오스크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짐에 따라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이 불편을 겪을 수 있고, 고립감과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며 디지털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권위는 교육 방식에 관해 “학습 속도가 뒤처질 수 있으므로 대규모 집합교육보다는 소규모 및 실습 중심의 장기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하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대상으로 일대일 방문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며 “선호와 수요를 반영한 교육과정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절차를 제도화하고 노인전담 디지털 전문강사를 양성해 교육 효과를 제고해야 한다”고 했다.

인권위는 디지털 교육 등 노력도 중요하지만 아날로그 방식의 서비스가 병행돼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권위는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정보와 서비스 전달시 키오스크, SNS 등을 통한 디지털 방식뿐 아니라 우편, 유선 안내, 대면 등 아날로드 방식을 통해서도 정보와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선택의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2년 실시한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 결과 디지털 정보화 활용 수준을 100%를 최대치로 볼 때 저소득층(87.8%), 장애인(75.2%), 농어민(70.6%) 등 다른 취약층보다도 고령층(69.9%)에서 낮게 나타났다. 방송통신위원회가 2022년 실시한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일상의 필수 매체로 인식하는 비율이 70대 이상은 14.4%에 그쳐 타 연령대에 비해 크게 낮았다. 40대 이하는 8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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