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2배 늘었는데 당국 압박까지… '벼랑 끝' 고팍스, 문닫을 위기

IT조선 원재연 기자 2024. 2. 1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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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한 곳인 고팍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1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고팍스에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북은행은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를 운영하는 스트리미에 오는 3월까지 자본잠식 등 경영건전성에 대한 확실한 개선방안 제출 및 이행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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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부채 2배 가량 늘어난 1100억…대주주 바이낸스는 선 긋기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한 곳인 고팍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금융당국과 전북은행이 경영건전성 개선을 요구하면서 실명계좌 계약 유지 여부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가상자산 가격 상승으로 고팍스 부채는 두 배 가까이 불었다. 급한 불을 끄지 못한다면 고팍스는 원화거래 지속 여부는 물론, 거래소로서의 존속 여부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1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고팍스에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북은행은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를 운영하는 스트리미에 오는 3월까지 자본잠식 등 경영건전성에 대한 확실한 개선방안 제출 및 이행을 요청했다.

지난해 말 기준 고팍스의 부채금액은 1100억원에 육박한다. 지난 2022년 말 글로벌 3위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 여파로 자사 예치 서비스인 고파이의 투자자 자금이 지급불능에 빠졌다. 고파이 부채는 당시 566억원 규모였다.

원리금이 모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으로 이뤄져 있다는 게 문제였다. 최근 가상자산 가격 상승으로 인해 부채 또한 크게 늘었다. 고파이 사태 발생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2800만원 수준이었으나 이달 비트코인 가격은 6900만원으로 일 년새 두 배 이상 올랐다.

고팍스는 지난해 2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지원을 약속한 바이낸스 대여금으로 고파이 미지급금 494억원을 상환했다. 이후 고파이 미지급 부채 640억원과 바이낸스 대여금 370억원, 그리고 전환사채권 80억원 등이 부채로 남았다.

하지만 바이낸스의 추가 투자 유치가 난항에 빠지면서 부채 상환이 어려워 졌다. 글로벌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지난해 고팍스 지분 과반을 인수하며 본격적인 한국 진출을 선언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최대주주 변경 신고를 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고팍스 위기는 금방 해결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FIU가 고팍스의 재무건전성과 최대주주 부적격 등을 이유로 신고 수리를 1년째 미루고 있다. 바이낸스는 최대주주 신고 수리 이후 추가 투자금을 납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 역시 물건너 가는 분위기다.

그사이 고팍스는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지난 2022년 고팍스의 당기순손실은 906억원을 기록했다. 고파이 부채 566억원이 충당부채로 잡혔다. 가상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부채 증가를 감안하면 지난해 적자폭은 이보다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고팍스는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해 지난 16일 고파이 투자자들에게 “채권액을 스트리미 주식으로 전환해 달라”고 요청했다. 고파이 원리금을 주식으로 전환, 자본으로 대체해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려는 것.

고팍스는 “VASP(가상자산사업자) 변경 신고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당사의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개선해야 한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당사의 부채액을 축소하려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는 상태”라 전했다.

다만 고파이 투자자들의 반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 가격 상승으로 상환금이 늘어난 데다, 주식 전환 이후에도 추가 투자를 유치하지 못할 경우 고팍스의 존속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금융당국 역시 고팍스에 대해 채무상태와 최대주주인 바이낸스와의 관계 등에 대한 해결책을 다음달 말까지 내놓으라 선언한 상태다. 고팍스의 실명계좌계약 만료는 오는 8월 11일 만료되며 VASP 재신고 기한은 올해 말 도래한다.

IT조선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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