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플카페 빈자리 있나"…가상세계서 찾아라
AI CCTV로 현장 실시간 반영
XR 플랫폼 '미러타운' 출시
가상현실 관광지 체험 서비스
비전프로 힘입어 대중화 기대
자체 제작 AR콘텐츠 6000편
구글·메타·디즈니 등에 공급
AI글래스 개발해 사업 확장
15일 혼합현실(MR) 전문기업 시어스랩이 개발한 MR 기반 공간구현 플랫폼 '미러타운'을 시연했다.
스마트폰에서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아 실행하자 현재 위치를 보여주는 화살촉 표시와 함께 기자의 아바타가 등장했다. 아바타를 움직여 강남대로를 따라 걷다가 시어스랩 본사 안으로 들어갔다. 화면에는 현실 공간을 그대로 본떠 놓은 가상세계가 펼쳐졌다. 실제 사무실 모습대로 책상과 의자가 배치돼 있는 것은 물론 벽에 걸린 시계까지 생생하게 구현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실시간 동기화' 기능이었다.
한 직원이 본인 자리에서 일어나 휴게실로 이동하자 화면 속 아바타도 같은 동선으로 움직였다. 기자의 아바타를 움직여 해당 직원 자리 앞에서 화면을 터치했다. 그러자 '이 자리는 이용 중'이라는 안내창이 떴다. 가상 사무실에서 다른 아바타와 대화를 나누고, 원격 회의도 진행했지만 이질감이나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정진욱 시어스랩 대표는 "인공지능(AI) 폐쇄회로카메라(CCTV)가 인원, 위치 등 실시간 현실 정보를 가상공간에 반영해준다"며 "미러타운은 가상과 현실이 연동돼 사용자 간 상호작용이 끊김 없이(seamless) 이뤄지는 MR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2014년 5월 설립된 시어스랩은 증강현실(AR)을 비롯해 MR 영역까지 아우르는 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2015년 세계 최초로 얼굴인식 증강현실(AR) 카메라 앱 '롤리캠'을 선보였다. 2016년엔 기술력을 인정받아 미국 실리콘밸리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1억8000만개의 앱에 시어스랩의 소프트웨어 개발 툴킷(SDK)인 'AR 기어'가 탑재돼 있을 정도다. 6000개 이상 자체 제작한 AR 콘텐츠도 강점으로 꼽힌다. 구글, 페이스북, 디즈니, 틱톡 등 글로벌 기업에 AR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정 대표의 이목은 AR을 넘어 MR 플랫폼 시장을 향해 있다. 그는 "최근 애플의 MR 헤드셋 '비전 프로' 출시를 계기로 MR 기기는 물론 현실과 가상을 잇는 MR 플랫폼 시장도 활짝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어스랩의 1차 목표는 전국 카페, 식당, 관광지 등을 미러타운에 구현하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개인정보 노출 우려 없이 방문하고자 하는 카페에 앉고 싶은 자리가 있는지 실시간 확인하고, 곧바로 예약과 메뉴 주문까지 가능하다"며 "AI CCTV 기반 동기화 기술로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이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면서 새로운 MR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어스랩은 전주 한옥마을을 미러타운에 구현했는데, 소상공인이 입점해 실제 특산물을 홍보하고 판매하고 있다. 시어스랩은 만보기 앱인 '스텝어스'(Step Earth)도 선보였다. 걸을 때마다 보상(리워드)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시어스랩은 올해 AI 글래스 사업도 병행한다. 정 대표는 "전력 소모가 적고, 오래 착용해도 불편하지 않은 AI 글래스를 개발했다"며 "관광, 교육, 장애인 가이드 등 특수목적용 AR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박물관에서 AI 글래스를 착용하면 더욱 몰입감을 느끼면서 전시물을 감상할 수 있다. AI 글래스에 부착된 마이크를 통해 정보 설명을 듣고, 길 안내와 통역 서비스도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다.
현재 시어스랩은 미러타운 베타버전을 운영 중이다. 이달 내 개선 작업을 마치고 올해 상반기 중 정식 버전을 출시한다. 나아가 MR 플랫폼과 콘텐츠 시장에서 사업 외연을 넓히는 동시에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상장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정 대표는 "지금은 2차원 평면인 스마트폰 화면에서 미러타운을 경험하지만 MR 헤드셋이 대중화되면 3차원 공간에서 이용자 간 쌍방향 소통을 하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세상이 곧 펼쳐질 것"이라며 "미러타운을 필두로 스텝어스와 각종 MR 앱을 출시해 MR 시대를 선도하는 공간 컴퓨팅 전문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기 기자 / 사진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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