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신공항·달빛철도 '양날개' … 대구, 한반도 3대 도시로 '굴기'
'대구굴기' 내세우며 개혁 박차
특별법 통과로 달빛철도 탄력
신공항 개항 맞춰 2030년 개통
하늘길·철길 새롭게 여는 대구
남부 경제권 중심도시로 도약
대구는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서울, 평양에 이어 한반도 3대 도시로 명성이 높았다. 광복 이후에도 상공업의 발달로 서울, 부산에 이어 우리나라 3대 도시로 불렸고 1990년대까지는 섬유 등 경공업의 발달로 산업 근대화를 이끌던 주역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산업 구조 전환에 실패하면서 대구는 쇠락한 도시로 전락해 버렸고 인구(237만명)도 이제는 300만명을 돌파한 인천시에 비해 한참 뒤지면서 옛 명성이 무색해졌다. 대구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2674만원(2022년 기준)으로 1992년부터 32년째 꼴찌를 이어오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의 쇠락 원인을 두 가지로 꼽는다. 첫째는 기득권 카르텔로 인한 '대구의 폐쇄성'이고, 둘째는 '산업 구조 개편 실패'다. 강력한 개혁과 혁신을 통해 기득권 카르텔의 저항을 물리치고 산업 구조 개편을 이끌어 내는 것, 홍 시장은 이것이 "대구의 미래"라고 주창한다. 민선 8기 대구시의 구호도 '대구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는 의미에서 '대구 굴기'로 정했다. 그렇게 대구 굴기를 외친 지 1년6개월 만에 대구는 하늘길과 철길을 새롭게 열고 남부 경제권 중심 도시로 힘찬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철도는 영호남 1800만 시도민들의 30년 숙원 사업이었다. 이 숙원 사업은 지난달 25일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법제화한 달빛철도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해 신속한 사업 추진이 가능해졌다. 총구간은 198.8㎞이며 사업비는 4조5000여 억원이 투입된다. 대구시는 달빛철도가 완공되면 대구~광주를 1시간대 생활권으로 묶고 2030년 개항 목표인 대구경북 신공항과 연계되면 500만 호남 여객과 물류 수요를 흡수해 한반도 남부 경제권을 형성하는 주춧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달빛철도는 우리나라 최초의 동서 간선철도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우리나라 철도망은 서울을 꼭짓점으로 하는 남북 방향 철도가 주종인 탓에 영호남을 연결하는 철도가 없었다. 이로 인해 동서 장벽에 혈맥을 뚫어 영호남 인구소멸 지역으로 분류되는 낙후지역 개발을 촉진하고 영호남의 관광문화 교류 확대를 통해 국토 균형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교통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달빛철도는 7조3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2조3000억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 3만8000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달빛철도 특별법이 제정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해 4월 홍 시장과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달빛철도 건설을 보장할 특별법 마련에 합의하면서 특별법 제정 논의가 시작됐다. 이후 지난해 8월 헌정 사상 최다인 여야 국회의원 261명이 공동발의했지만 예타 면제에 대한 기획재정부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하지만 대구·광주를 중심으로 한 영호남 지방자치단체는 공조를 통해 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만나는 암초를 돌파했고, 포퓰리즘 사업으로 매도하는 수도권 중심 논리에 맞서 영호남 지역의 모든 시민사회가 동참해 연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한 덕분에 특별법이 통과하는 입법 쾌거를 이뤘다.
달빛철도가 경유하게 될 영호남 10개 지자체도 첨단 산업단지 조성 등을 통해 수도권 집중화에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들 지자체는 지난 7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기념 행사를 열고 '영호남 상생과 국토 균형발전을 위한 남부 거대 경제권 조성 협약'을 체결했다. 지자체들은 달빛철도의 조속한 건설과 달빛 첨단산업단지 조성, 국가 인공지능(AI)·디지털 혁신지구 구축 등 신산업벨트 조성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대구시도 특별법을 바탕으로 대구경북(TK)신공항 개항에 맞춰 2030년 달빛철도가 개통할 수 있도록 후속 행정 절차를 조속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내 예타 면제 확정 및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거쳐 연말 사업계획 수립 절차에 착수하고 단기간 집중 투자를 통해 설계와 시공 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달빛철도가 TK신공항 철도와 연결되면 TK신공항은 호남권에서도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다. TK신공항 철도는 서대구~TK신공항~의성을 연결하는 복선철도로 지난 15일 국토교통부의 예타 조사 신청 대상 사업에 선정됐다. 이후 기재부의 예타 대상 사업으로 확정되면 TK신공항철도는 예타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대구시는 달빛철도와 연결되는 TK신공항의 조속한 건설을 위해 사업을 추진할 사업대행자(SPC)도 올해 상반기까지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대구시는 TK신공항 SPC로 지정되기 위한 필수 절차인 '기부 대 양여 합의각서'를 국방부와 체결한 바 있다. 기부 대 양여는 대구시와 민간 투자자가 공항 이전지인 대구시 군위군 소보면과 경북 의성군 비안면 일원에 군·민간공항을 지어주고 대구에 있는 공군기지(K-2) 용지를 개발한 이익금으로 비용을 충당하는 방식이다. 총사업비는 군 공항이 11조5000억원, 민간공항은 2조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SPC는 공공기관이 전체 지분의 50%를 넘어야 하고 참여 공공기관이 민간기업을 공모하는 방식으로 구성하게 된다. 특히 TK신공항 특별법도 제정돼 기부 대 양여 차액에 대한 국가 보전이 이뤄지는 만큼 사업의 안정성도 담보된다. 대구시는 지난해 네 차례 열린 투자 설명회에서 공신력 있는 민간 회계법인의 사업성 분석 결과를 토대로 "공항 건설은 사업성이 있다"는 점을 집중 부각한 바 있다. 특히 대구시는 사업 정산 때 SPC 참여 업체가 손해를 본 경우 대구시가 손해를 보전토록 하고 시는 신공항 특별법에 따라 해당 비용을 중앙 정부에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SPC 참여 업체는 향후 10년간 시가 발주하는 모든 공사의 우선 참여권을 갖게 하고 입찰에서는 가점도 줄 계획이다. 대구시는 2030년 개항이 목표인 신공항 주변 지역을 에어시티와 첨단산업단지, 항공물류단지 등을 조성해 대구경북 미래 50년 성장의 초석이 될 신공항 경제권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공항이 떠난 대구 공군기지 693만㎡와 주변 지역 422만㎡는 금호강과 연결된 수변 도시로 개발해 두바이와 싱가포르 등을 능가하는 관광·상업·첨단산업 중심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대구 우성덕 기자 ]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손흥민에 웃은 ‘메가커피’, 이강인 광고 내린 ‘아라치 치킨’ - 매일경제
- “970만원 상속세 갑자기 어디서 구해요”…소득 없는 아내 한숨만 - 매일경제
- “꼴랑 100원? 놀리나”…배당에 열받은 개미들, 무슨 종목이길래 - 매일경제
- “한국 의사들만 왜 이래”…해외 선진국, 의대 증원때 어땠나 보니 - 매일경제
- “근무시간에 다 어디 갔어?”…사라진 공무원들 발견된 장소 ‘깜짝’ - 매일경제
- “다세대주택 씨가 말라, 대체 어디 살라고요” 청년·서민 전월세 부담 쑥…文정부 임대사업 홀
- 6070 들고있는 자산 ‘3856조’…이대로는 젊은 세대 못 주고 썩힐판 - 매일경제
- 서울 분양가 가장 높은 동네는…평당 4500만원 육박한 용산구 - 매일경제
- 정신 못 차리고 또 도둑질…“나 알지?” 6년전 그 형사한테 딱 걸렸다 - 매일경제
- ‘그 밥에 그 나물’ 헤어초크 “힘들게 쌓아 올린 것, 손흥민-이강인 주먹다짐에 박살”…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