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평일 휴업·공공 택시앱 …'대구發 민생' 전국 확산
광역시중 처음…서울도 뒤따라와
카카오 대항마 나선 '대구로 택시'
1년 만에 23만건 호출, 성공 안착
어르신 대중교통 무임정책 만들고
농수산물값 안정 지방공사도 출범
대구시가 추진한 민생 정책이 전국 확산을 불러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의 평일 전환이다.
대구시는 지난해 2월 전국 특별·광역시 최초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기존 둘째·넷째 일요일에서 둘째·넷째 월요일로 전환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규제 시행 이후 휴일 휴무 전면 폐지를 이끌어낸 건 10년 만이다. 대구시의 이 같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은 충북 청주를 비롯해 서울 등 전국 확산으로 이어졌고 정부도 지난달 말 개최한 '민생토론회'에서 유통산업 상생 발전을 위해 대형마트의 휴일 휴업을 전면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대구시의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은 전통시장, 주요 소매업의 매출액 향상 등 지역상권 전체의 경제 활성화는 물론이고 시민들의 쇼핑 편의성과 만족도도 끌어올렸다. 대구시가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 뒤 6개월 효과를 분석한 결과 슈퍼마켓·음식점 등 주요 소매업(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 쇼핑센터 제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8%, 대형마트와 SSM 매출은 6.6% 증가했다. 특히 음식점(25.1%), 편의점(23.1%) 등은 타 업종에 비해 큰 폭의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평일 전환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도 전체 시민 600명 중 12.5%인 75명만이 '좋지 않은 편'이라고 답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으로 대구 시민의 쇼핑 편의가 크게 증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는 그동안 대형마트 의무휴업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단발성·일회성 사회공헌 차원을 넘어 지속가능한 동반 성장을 목표로 정책을 펴왔다. 이에 지역 중소 유통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 오프라인 대·중소 유통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1대형마트·1전통시장 전담제' 사업을 시행하는 등 유통업체 간 자발적 협력을 통한 상생 발전도 추진하고 있다.
출시된 지 1년 만에 '카카오택시'의 대항마로 급부상한 '대구로택시' 역시 대구시의 성공적인 민생 정책으로 꼽힌다. '대구로택시'는 2022년 12월 대구에서 출시한 공공형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이다.
카카오가 전국 택시 호출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한 가운데 지방자치단체가 만든 택시 호출 앱 대부분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대구만큼은 예외다. 대구로택시 호출 건수는 약 23만1000건(지난해 10월 기준)으로 하루 평균 7450건에 달하고 있다. 이는 공공형 택시 호출 앱을 도입한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많은 호출 건수다. 대구 지역 하루 평균 호출이 4만6900건인 걸 감안하면 시장점유율을 16%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대구로택시는 민간 택시 호출 플랫폼과 달리 승객에게 호출 비용을 받지 않고 택시기사에게 콜당 200원, 월 최대 3만원의 수수료만 받고 있다.
출범 1년 만에 이 정도 규모 가입자를 두게 된 데는 대구로택시가 공공 배달 앱인 '대구로'에 탑재돼 있어 배달 앱 기능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점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1년 8월 출시된 '대구로'는 지난해 말까지 민간 배달 앱 대비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81억원 이상 절감한 것으로 대구시는 분석했다. 그동안 대면결제 방식에 따른 낙인감으로 편의점 이용에만 편중됐던 아동급식카드도 지난해 6월부터 결식 아동이 '대구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도 호평을 받고 있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결식 아동에게 5만4656식이 제공됐고 배달수수료 전액을 지원해 결식 아동의 부담을 덜어주는 등 지역사회 공헌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해 7월부터 전국 최초로 어르신 대중교통 통합 무임 교통 지원을 위한 정책도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지난해부터 만 75세를 시작으로 버스는 매년 1세씩 낮추고, 도시철도는 매년 1세씩 높여 2028년이면 만 70세 이상 어르신은 시내버스와 도시철도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제도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대구시의 버스 무료 이용 연령은 현행보다 1세 낮아진 74세 이상, 도시철도는 1세 높아진 66세 이상으로 변경돼 시행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달 전국 농수산물 수급과 가격 안정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의 혁신 경영을 위해 이곳을 관리하는 지방 공사도 출범했다.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의 지난해 거래액은 1조2000억원으로 이는 전국 34개 공영 도매시장 중 서울 가락, 강서 도매시장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이 밖에 대구시는 2022년 홍준표 시장 취임 이후 단체장 교체기에 '알박기 인사' 논란을 없애기 위해 전국 최초로 정무직 공무원과 산하기관장 등의 임기를 단체장과 일치시키는 특별조례도 발의했다.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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