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타운 자율주행차 충격의 방화사건…절대 ‘남의 일’ 아닌 이유 [기자24시]

문가영 기자(moon31@mk.co.kr) 2024. 2. 1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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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nger danger.'

실리콘밸리를 품은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정말 바로 옆에서 자율주행차들이 달리는 미래 도시다.

과연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뿐일까.

이면에는 자율주행 기술이 수십만 개의 일자리를 앗아갈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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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달리는 샌프란시스코
제대로 알리지 않아 막연한 불안 키워
‘낯선 것’ 아닌 ‘익숙한 것’ 만들어야
지난 10일(현지시간) 밤 미국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웨이모 로보택시가 군중들의 방화로 불타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소방당국(SFFD)]
‘stranger danger.’

‘낯선 것’은 위험하니 조심해야 한다는 뜻의 미국 격언이다. 인류가 수십 년간 상상해 온 미래 도시의 풍경이 현실로 와 있다. 서서히 익숙해질 법도 한데, 운전자 없이 도로를 달리고 있는 자율주행차는 아직도 낯설기만 하다.

실리콘밸리를 품은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정말 바로 옆에서 자율주행차들이 달리는 미래 도시다. 캘리포니아주가 작년 8월 초 양대 로보택시 업체인 크루즈와 웨이모에 전면적인 영업 허가를 내주면서 샌프란시스코는 거대한 실험의 장으로 변모했다.

운전자가 없는 낯선 차량이 도로에 수시로 출몰하자 시민들은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주 정부가 지난해 로보택시 영업을 허가했을 때에도 시민단체들은 즉각 시위에 나섰다.

사람이 내는 사고가 훨씬 많건만, 어쩌다 무인택시가 인명사고를 낼 때마다 여론은 급격히 악화됐다. 과연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뿐일까. 이면에는 자율주행 기술이 수십만 개의 일자리를 앗아갈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을 것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밤 미국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군중들의 방화로 전소된 웨이모 로보택시의 모습. <사진=샌프란시스코 소방당국(SFFD)>
지난 10일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차량 방화 사건은 불안 심리를 방증한다. 우리나라도 이미 자율주행차가 도심 한복판을 달리고 있다. 작년 12월부터 서울시가 ‘심야 자율주행버스’를 선보였지만, 이를 아는 시민은 극히 드물다.

샌프란시스코의 실험에서 몇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을 듯하다. 우선 법적 책임을 명확히 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가 교통법규를 어겨 사고를 냈을 때 책임 소재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도로교통법을 정비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시민 교육을 해야 혼란을 줄일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대량실업에 따른 대응책이 필요하다. 대비 없이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택시 서비스가 상용화된다면 2018년 택시 파업 사태와 같은 ‘제2의 러다이트 운동’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대량실업의 고통을 최소화하면서 자율주행 기술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반 대비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자율주행차와 안전하게 공존하려면 더 많은 정보가 축적돼야 한다. 익숙한 것이 덜 위험하기 때문이다.

문가영 글로벌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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