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유니스 최대 규모 나세르 병원 운영 중단…“진통제 없어 비명 지른다”

손우성 기자 2024. 2. 1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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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 지난 15일 병원 진입
“라마단 시작 전 인질 석방 안 되면 총공격”
이스라엘군 공습에 다친 한 팔레스타인 남성이 1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데이르알발라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급습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칸유니스 최대 병원 나세르 병원이 18일(현지시간) 결국 운영을 중단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나세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환자 가운데 20명은 긴급 이송이 필요하다며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했다. 가자지구 인도주의 위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이슬람 금식 성월 라마단 시작 전 하마스가 억류한 인질을 석방되지 않을 시 가자지구 마지막 보루인 최남단 라파에 총공세를 펼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스라엘군의 포위 공격이 계속돼 나세르 병원 기능이 모두 마비됐다”며 “운영 중단으로 인한 비용은 환자의 생명 값으로 치러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병원과 입원 중인 환자에 대한 접근이 쉬워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나세르 병원에 머물던 환자 200여명 가운데 20명은 다른 병원으로 급히 옮겨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나세르 병원은 가자지구에서 규모가 가장 큰 병원 가운데 하나로, 이스라엘 지상군은 지난 15일 전격적으로 나세르 병원에 진입해 군사 작전을 펼쳤다. 이스라엘은 나세르 병원이 하마스 기지처럼 활용됐다며 공격을 정당화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하마스 테러리스트가 병원에서 다친 민간인 뒤에 숨어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사망한 인질 시신이 병원에 있을 수 있다는 정보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지금까지 의료진과 환자 등 100명 이상을 구금했다.

나세르 병원을 비롯한 가자지구 의료 기관에선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민간인들의 신음이 연일 터져 나오고 있다. 유세프 알아카드 칸유니스 유럽병원장은 BBC와 인터뷰하며 “진통제가 부족해 심각한 화상을 입은 사람들이 몇 시간 동안 비명을 지르고 있다”며 “전쟁 발발 이후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BBC는 “가자지구 남부 일부 병원은 병상 수용력의 300% 이상을 소화하는 지경”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라마단이 시작하는 다음 달 10일 전까지 가자지구에 남은 이스라엘 인질이 100여명이 모두 풀려나지 않으면 라파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시 내각에 참가하고 있는 베니 간츠 전 국방장관은 이날 예루살렘에서 열린 미국·유대인 단체장 회의에서 “라마단 전까지 인질들이 집에 돌아오지 못하면 라파에서의 공격이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이스라엘 정부가 라파에 대한 지상군 투입 시기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간츠 전 장관이 사실상 타임라인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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