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조사관으로 변신한 교장 선생님…"봉사하는 마음으로"

유효송 기자 2024. 2. 1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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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학기부터 서울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으로 위촉된 전민식 조사관(남·63)은 19일 이같이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1학기부터 전 조사관처럼 교사 대신 학폭 사안 처리를 전담할 조사관 188명을 교육 현장에 투입한다.

새 학기부턴 학교 안팎에서 벌어지는 학폭 사안 조사와 관련 업무를 교사 대신 퇴직 교원·경찰 등 학폭 전담 조사관이 담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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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전경재 전 경찰, 주지헌 청소년 전문가, 전민식 전 교원./사진제공=서울시교육청 기자단

"38여년 경력의 퇴직 교원입니다. 처음 교직에 들어설 때부터 생활지도 업무를 해왔기 때문에 이 경험을 살려 조사관으로 봉사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

올해 1학기부터 서울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으로 위촉된 전민식 조사관(남·63)은 19일 이같이 말했다. 전 조사관은 38년9개월 경력의 퇴직 교원으로, 지난해 8월까지 고등학교에서 교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학폭 사안이 발생하면 사안 처리 과정이 녹록지 않아 학교 현장에서는 서로 관련 업무를 기피하기도 한다"며 "제가 퇴직 교원 중에서 새내기다. 젊은 제가 해야지 학교 현장이 안정화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1학기부터 전 조사관처럼 교사 대신 학폭 사안 처리를 전담할 조사관 188명을 교육 현장에 투입한다. 조사관들은 이날부터 5일간 서울 성동공업고등학교와 각 교육지원청에서 역량 강화 연수를 받고 새 학기가 시작되는 다음달 2일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새 학기부턴 학교 안팎에서 벌어지는 학폭 사안 조사와 관련 업무를 교사 대신 퇴직 교원·경찰 등 학폭 전담 조사관이 담당하게 된다. 학폭이 발생하면 조사관이 학교를 찾아 사안을 조사하고, 자체 종결 사건이 아닐 시 학교폭력 사례 회의에 참석해 그 결과를 보고한다. 학교전담경찰관(SPO)과 정보를 공유하고 자문을 요청하는 역할도 맡는다.

이날 연수장에서 만난 전직 경찰, 교원 현직 청소년 전문가는 자신의 '경험'을 조사관 지원 이유로 꼽았다. 학폭은 민감한 이슈인 데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두 학생이라는 특수성이 있어 학교와 청소년 특성에 대한 이해가 높은 전문가들이 조사관으로 위촉됐다. 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최근 11개 지원청이 모집한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 위촉 공고에 350여명이 지원했다. 대부분 50대 이상 장년층이 많았다.

34년 경력의 퇴직 경찰인 전경재(남·61) 조사관은 "아들 넷을 키운 학부모로서 학교도 몇 번 방문한 적 있다"며 "경찰 여성청소년과에서도 수사 방향이나 원만한 합의 부분에 어려움이 있음에도 6년 정도 근무하면서 선생님들의 애로사항을 많이 접했고 그런 부분이 와닿아 지원하게 됐다"고 배경을 밝혔다.

청소년 상담가이자 한국회복적정의협회 고양시 지회장인 주지헌(여·52) 조사관은 지난 7년간 학폭 전담 기구에서 활동한 적이 있다. 주 조사관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학생들은 결국 공동체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명료한 마무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처우 개선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잖다. 이번에 선발된 인원 188명은 당초 계획했던 규모(261명)에 못 미치는 숫자다. 이들에 대한 보수가 사안조사 1건당 18만원으로 다소 적다는 지적도 있다. 전경재 조사관은 "조사관의 책임성과 자부심도 심어줘야 할 것"이라며 "돈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직업의) 안정성을 높여 전문성 있게 가꿔야 활성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자희 시교육청 평생진로교육국장은 이날 연수에 앞서 "예정했던 것보다 선발을 덜 한 것은 다양한 각도에서 조사관님들을 기준을 가지고 선발했기 때문"이라며 "사안 조사 대상은 우리의 소중한 학생이고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라나야 할 미래 새싹이다. 조사하실 때 학생 한사람 한사람 소중한 대상으로 생각하시고 조사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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