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형 총장, 괴짜가 아니더라 [김현아의 IT세상읽기]

김현아 2024. 2. 1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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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기사를 쓰면서 두려웠던 것 중 하나는 기존의 도구들과는 달리 뭔가 삶을 통째로 변화시킬 것 같아서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이광형 KAIST(한국과학기술원) 총장을 뵙고 나니 다소 편안해졌습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AI의 자기 복제를 통제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동시에 우리는 AI나 로봇과 함께 조화롭게 살아갈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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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인공지능(AI)기사를 쓰면서 두려웠던 것 중 하나는 기존의 도구들과는 달리 뭔가 삶을 통째로 변화시킬 것 같아서였습니다. 전기 혁명, 인터넷 혁명과는 다른 정신 영역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죠.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처럼, 인간과 경쟁하여 이기는 AI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죠. 챗GPT 출시 이후에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음악을 작곡하는 AI가 상용화되고 있습니다. 창작 영역까지 침투하는 AI는 두렵기도 합니다.

영화 ‘her’에서처럼, 아들이 자아를 가진 AI와 사귄다고 결혼을 피하거나, 영화 속 악당인 박사가 인간을 넘어서는 AI를 만들어 로봇으로 구현한 뒤 인간을 노예처럼 부리게 되면 어떨까 하는 걱정이 컸죠.

그런데 얼마 전 이광형 KAIST(한국과학기술원) 총장을 뵙고 나니 다소 편안해졌습니다.

이 총장이 ‘미래의 기원’이라는 제목의 책을 내셨다고 해서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KAIST에서 전산학부와 바이오뇌공학 교수로서 경험을 쌓은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할 석학인 그가 제시하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서였죠.

이광형 KAIST 총장은 AI의 자기 복제를 통제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동시에 우리는 AI나 로봇과 함께 조화롭게 살아갈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며 발전해왔으니, AI의 출현 역시 과거의 경험에 비춰보면 인간이 적응력을 갖춰 공존할 수 있다고 하셨죠.

물론 여기서 중요한 게 인류 문명의 나침반인 인문학이라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AI를 탑재한 로봇이 대중화되면 일자리 감소 같은 도전이 발생할 것이지만, 우리는 일자리 감소로 인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로봇세와 같은 새로운 정책을 쓸 수 있다고 하셨죠.

심지어 이 총장은 펄펄 끓는 지구 위기에 대해서도 극복할 수 있으리라고 하셨습니다. 유엔 기후변화 정부간협의체(IPCC)가 10년 안에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반 이하로 줄여야 한다고 강력하게 경고하는 가운데, 핵융합에너지(인공태양), 소형모듈원자로(SMR), 인공광합성 등의 기술로 인간은 기후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 기대하셨죠.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점은 그가 참 긍정적인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미래의 시선으로 현재의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자신하시는 것 같았죠. 물론 미래라는 것은 과거에서 출발한 그 무엇의 연속성에 있는 것이지만요.

현실이 답답하다며 우울해하고 혼란스러워했던 저로선 반성할 부분이 많았습니다. 시종일관 미소를 지으며 답변하는 그 앞에서 저도 차츰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이광형 KAIST 총장

긍정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인간의 탐구정신에 대한 무한한 신뢰,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균형 있게 발전할 것이란 믿음 때문 같았습니다.

나이를 좀 드셔서일까요? 이광형 총장은 전산학부 교수 시절 ‘아무도 풀 수 없는 문제를 창조하라’는 시험문제를 내고, 색깔이 다른 운동화 끈을 매서 괴짜 교수로 통했다고 전해지지만, 괴짜라기보다는 긍정의 힘이 넘치는 ‘에너자이저’처럼 느껴졌습니다.

MIT 교수가 KAIST를 방문했을 때 함께 5km를 달릴 만큼 건강하신 몸도 마음의 에너지를 긍정 신호로 바꾸는 비결이신 것 같았습니다.

‘미래는 무엇으로 만들어지는가?’라는 도전적인 질문에 대한 답이 궁금하다면, 이광형 KAIST 총장님이 쓰신 ‘미래의 기원’을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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