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쟁은 미국의 명줄”… 러시아 무기 지원 지적에 맞불

김진욱 2024. 2. 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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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러시아 무기이전에 국제사회 비난이 들끓는 가운데,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 책임을 미국으로 떠넘겼다.

전쟁 발발이 미 군수업체 이득 때문이라는 주장인데, 최근 북한 무기가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에 사용됐다는 조사 결과에 대한 역공 차원의 강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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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13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보스토치니=AFP 연합뉴스

북한의 러시아 무기이전에 국제사회 비난이 들끓는 가운데,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 책임을 미국으로 떠넘겼다. 전쟁 발발이 미 군수업체 이득 때문이라는 주장인데, 최근 북한 무기가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에 사용됐다는 조사 결과에 대한 역공 차원의 강변이다. 러시아의 전쟁에 물심양면 동조하고 있는 북한이 적반하장 억지를 펴고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전쟁은 미국의 명줄이며 생존방식이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국을 맹비난했다. 신문은 미 국무부의 대외군사장비 판매이행검토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의) 2023 회계연도 무기판매액이 2,380억 달러(약 317조2,000억 달러)”라며 중국 환구시보의 “워싱턴이 각종 ‘위협’을 떠들어대며 무기 수요를 인위적으로 증가시키고 있고 지역적 충돌을 계속 야기시켜 무고한 사람들을 희생시키면서 미 군수산업체들의 돈주머니를 채워주고 있다”는 비판을 끌어들였다.

신문은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동 사태(이스라엘-하마스 전쟁)는 바로 미 군수산업체들의 생존욕, 탐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미국이 산생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은 ‘러시아 위협’을 떠들며 군비경쟁에 뛰어들도록 유럽 나라들을 공갈했다”며 “지난해 미국의 무기판매액이 기록적인 수준에 오르게 된 것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유럽, 팔레스타인 등을 희생시킨 대가”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인류를 위하여 미제국주의는 마땅히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강변했다.

북한의 이러한 반응은 최근 러시아가 북한제 미사일을 사용하고 있다는 증언에 대한 맞대응이라는 평가다. 자신들이 러시아에 무기를 수출하는 정황이 다수 확인되는 상황에서 되레 미 군산복합체를 걸고 들면서 적반하장으로 나선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안드리 코스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2023년 12월 30일부터 지난 7일까지 키이우와 하르키우 등 7곳을 대상으로 한 러시아의 최소 12차례 공격에 북한산 미사일이 24발 사용됐다고 밝혔다. 이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민간인 최소 14명이 숨지고 70명이 부상했다고 코스틴 총장은 덧붙였다.

미국은 러시아가 지난해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북러 정상회담에서 북한산 탄도미사일과 포탄을 전달받았다고 보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지난달 4일 브리핑에서 “우리 정보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러시아에 탄도미사일 발사대와 사거리가 약 900km에 달하는 여러 발의 탄도미사일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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