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담배가게’ 옛말···담배 매출 비중 줄고 식품 늘고
‘편의점은 담배가게’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편의점 매출에서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떨어지는 반면 식품류 비중은 상승하고 있다. 흡연 인구가 갈수록 감소하는 가운데 편의점들이 차별화한 먹거리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기 때문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지난해 식품류와 담배류의 매출 비중이 각각 56.8%와 37.3%를 기록했다고 19일 밝혔다.
CU의 최근 5개년간 식품 매출 비중을 보면 2019년 54.0%에서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 53.2%로 소폭 줄었다. 이후 2021년 54.9%, 2022년 55.6%, 2023년 56.8%로 매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반면 담배 매출 비중은 2019년 40.1%를 기록했다가 2020년 40.8%로 반짝 상승했다. 하지만 2021년 39.5%를 기록하며 처음 40% 선이 무너졌다. 2022년 37.8%, 2023년 37.3%까지 내려앉았다.
2019년 13.9%포인트이던 식품류와 담배의 매출 비중 차이는 지난해 19.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담배 매출 비중 축소의 배경에는 흡연 인구 감소가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19세 이상 성인 흡연율은 2010년 27.5%, 2013년 24.1%, 2016년 23.9%, 2019년 21.5%, 2022년 17.7%로 뚜렷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편의접 업계가 1인 가구 증가와 근거리 소량 구매 방식의 소비 트렌드 확산에 발맞춰 식품 경쟁력을 강화한 영향도 크다. 진영호 BGF리테일 상품본부장은 “구매 고객이 고정적인 담배보다 추가 수요를 지속 창출할 수 있는 식품류의 상품 경쟁력을 높여 매출과 수익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편의점들은 ‘가성비’를 갖춘 도시락, 라면, 디저트 등 차별화한 먹거리 구색을 내세워 핵심 고객인 젊은 층의 발길을 붙잡았다. 최근에는 고물가 영향으로 편의점 간편식 수요가 더 커졌다. 쌀, 채소, 과일, 정육 등 주로 대형마트에서 살 수 있는 식재료까지 갖춰 장보기 채널로도 부상했다.
‘가까운 식품점’으로 성장한 편의점의 영향력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지난해 주요 유통업체 업태별 매출 구성비를 보면 편의점이 16.7%로 오프라인 1위 백화점(17.4%)과의 차이는 0.7%포인트 차에 불과하다. 2021년부터 3년 연속 대형마트(12.7%)를 제쳤다.
편의점은 지난해 소비심리 위축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매출이 전년보다 8.1%나 늘었다. 기업형슈퍼마켓(SSM)과 같은 준대규모점포(3.7%), 백화점(2.2%), 대형마트(0.5%)보다 월등히 높다. 유통업계에선 이같은 성장세가 이어지면 올해 편의점이 백화점을 넘어 오프라인 유통 채널 매출 1위로 올라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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