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춘제 연휴 ‘반짝 특수’로 그치나…1인당 지출 감소, 소비 위축 여전
중국 춘제(春節·설) 연휴(10∼17일)에 국내 여행객과 소비액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서면서 올해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흘러나오지만 ‘반짝 특수’로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전체적인 소비 증가에도 1인당 소비액은 줄어들었고, 그나마도 여행·관광업에 한정된 것이기 때문이다.
19일 중국 관영 CCTV 등에 따르면 중국 문화여유부 데이터센터는 춘제 연휴 기간 국내 여행객이 모두 4억740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3%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 춘제 연휴 여행객 수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19.0% 증가한 것이라고 문화여유부는 설명했다. 연휴 기간 여행객들이 쓴 총 지출액도 6326억8700만위안(약 117조원)으로 지난해보다 47.3% 늘었고, 2019년에 비해서도 7.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연휴 기간 여행객과 지출 증가를 고무적인 신호로 받아들인다. 지난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에도 소비 위축이 지속되면서 좀처럼 되살아나고 있지 못한 내수 시장을 활성화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춘제 연휴 국내 여행과 지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수치를 상회한 것은 소비 회복이 속도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연휴 기간 여행붐은 소비자들의 심리 개선과 가장 큰 성장 동력인 소비 시장의 잠재력을 보여주면서 2024년 이후 경제 회복 전망을 밝게 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올해 춘제 연휴가 예년보다 하루 더 길었던 점을 감안하면 실제 여행객 1인당 지출액은 지난해보다도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춘제 연휴 여행객 1인당 하루 평균 소비 금액을 보면 166위안(약 3만745원)으로 지난해 174위안(약 3만2227원)보다 5% 가까이 감소했다면서 소비 회복 속도가 여전히 더디다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도 중국 문화여유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계산한 결과 춘제 연휴 여행객 1인당 평균 지출 금액이 1335위안(약 24만7269원)으로 2019년 지출액 1475위안(약 27만3200원)에 비해 9.5%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를 토대로 “춘제 연휴 여행붐은 수요 위축 속에서 디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한 세계 2위 경제 대국의 정책 입안자들에게 일시적인 안도감을 줄 수 있다”면서도 “여전히 여행객의 지출이 팬데믹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했고, 여행 시장 활성화의 지속 가능성도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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