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전공의 상당수 사직·출근 거부···오전 7시부터 파업도

김향미·김태훈 기자 2024. 2. 1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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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단체 대표도 “사직서 제출”
병원 측 “수술은 평소 절반 수준”
전국 확산에 의료공백 우려 커져
정부의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대형 병원 전공의사들이 오는 20일부터 진료를 보지 않겠다고 예고했다.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일부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19일 어린이병원 로비에서 의료진들이 대화하고 있다. 김창길기자

서울 ‘빅5’ 대형병원 중 한 곳인 세브란스 병원 소속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상당수가 19일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수련병원 곳곳에서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및 출근 거부가 현실화하면서 의료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세브란스 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포함해 병원 소속 전공의 상당수가 지난 주말부터 이날까지 사직서를 제출했다. 세브란스병원 응급실에서 일하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사직서를 제출했다”면서 “애초에 응급실은 문제가 많았고 동료들이 언제든 병원을 박차고 나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엉망진창인 정책 덕분에 소아응급의학과 세부 전문의의 꿈, 미련 없이 접을 수 있게 됐다”고 적었다.

세브란스 일부 전공의들은 이날 오전부터 근무를 중단했다. 앞서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의국장 A씨는 공개적으로 사직의 뜻을 표하며 “19일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사직서를 일괄적으로 전달하고, 오전 7시부터 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세브란스 병원 의사 1524명 중 전공의는 612명(40.2%)에 달한다. 병원 측은 파견 인력이 있는데다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여부 등에 따라 상황이 유동적이라 현재 출근을 거부한 전공의 현황을 정확하게 집계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외래 진료에는 큰 차질이 없지만 수술은 평소의 절반 수준(하루 약 220건)으로 줄어든 상황”이라며 “긴급한 수술, 중증도 높은 환자 수술을 우선으로 하고 수술 연기 건에 대해서는 지난 주말 이미 환자 측에 안내했다”고 말했다.

이른바 ‘빅5’(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삼성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대형병원 전공의들은 앞서 19일까지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고 오는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세브란스병원 외의 빅5 병원에서도 오는 20일부터 의료인력 부족으로 수술·입원 등 진료일정 조정이 불가피해지는 상황에 대해 환자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병원에 따라 당초 10~20% 수준으로 내다봤던 수술 건수 감소 비율이 대폭 높아질 가능성도 있어 사직서를 내고 이탈하는 전공의들의 동향에 촉각이 곤두선 상태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지금도 사직서 제출이 이어지고 있어 오늘(19일)과 달리 20일부터는 의료진 공백이 체감될 것으로 보고 대비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도 “실제로 들어갈 수 있는 수술이 예상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최대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일부 수련병원에서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출근 거부를 하는 사례가 시작됐다. 이날을 기점으로 전국 수련병원 곳곳에서 전공의들의 집단행동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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