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 라이브즈’ 英 아카데미 수상 불발···‘바비’도 빈 손 귀가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가 영국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라 기대를 모았으나 수상이 불발됐다.

18일(현지시각)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가 런던 사우스뱅크센터에서 개최한 제77회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는 외국어영화상, 오리지널 각본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하지 못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어린 시절 서울에 두고 온 인연과 다시 마주하는 여자 나영(그레타 리)과 그녀와의 인연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뉴욕에 온 남자 해성(유태오)의 24년에 걸친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렸다.

유태오는 한국 배우로선 처음으로 영국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이 불발됐다.

셀린 송 감독의 아버지는 송강호를 스타로 발돋움 시킨 영화 ‘넘버 3’의 송능한 감독으로 화제를 모았다.

역대 BAFTA에서는 배우 윤여정이 2021년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로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또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2018년 외국어영화상,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2020년 외국어영화상과 오리지널각본상을 수상했다.

이날의 주인공은 영화 ‘오펜하이머’였다. 영화를 연출한 크리스퍼놀런 감독은 작품상,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해당 작품은 남우주연상(킬리언 머피), 남우조연상(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등을 거머쥐며 무려 7개의 트로피를 휩쓸었다.

놀런 감독은 처음으로 영국 아카데미상을 받은 뒤 “믿을 수 없는 영광”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가여운 것들’(Poor Things)이 여우주연상(에마 스톤) 등 5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여성감독 그레타 거윅의 ‘바비’는 5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지만 빈손으로 돌아갔다.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영미권 최고 권위의 영화제로 꼽힌다. 또 영국과 미국 영화를 구분하지 않고 심사해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상) 향배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