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회의서 비보 들은 나발니 아내, 러 야권 인사 부상 가능성[피플in포커스]
강력한 야권 리더 잃은 러시아, 나발나야 행보에 '주목'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러시아의 야권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의 부인인 율리아 나발나야(47)에게 이목이 쏠리고 있다.
1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나발나야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안보 회의에 참석하던 도중 남편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연단에 나서 국제사회의 단결을 호소했다.
나발나야는 "(나발니의 사망이) 사실이라면 푸틴과 그의 측근, 친구들, 정부가 러시아와 내 가족, 내 남편에게 한 일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기를 바란다"며 "이 사악하고 무서운 정권을 단결해 물리쳐야 한다"고 침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남편의 사망 소식을 접한 후 연설할 것인지, 두 자녀와 함께하기 위해 회의장을 나갈 것인지 고민했다"며 "남편은 내가 발언하길 원했을 것이라 생각해 연설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은행원 출신의 나발나야는 1998년 튀르키예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당시 변호사였던 나발니를 만나 2000년 부부의 연을 맺었다. 슬하에 딸과 아들 한 명씩을 두었으며 이후 나발니가 본격적인 정치 활동에 뛰어들자 일을 그만두고 내조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나발니의 정치 인생 중 그의 곁엔 항상 나발나야가 있었다. 나발니가 푸틴 정권에 대항하며 주도한 대규모 시위 현장에는 나발나야가 자주 포착됐다. 2020년 8월 지방선거 지원 유세를 마친 나발니가 시베리아에서 비행기를 타고 모스크바로 가던 중 독극물 중독 증세로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도 나발나야가 극진히 보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 나발니는 농담으로 "자신의 아내가 자신보다 더 급진적"이라며 발언한 바 있다.
나발니는 독일에서 치료받던 도중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흑해 연안에 총 13억 달러(약 1조6000억원)를 들여 초호화 비밀궁전을 지었다는 의혹을 폭로했는데, 이에 부부는 투옥될 것을 알면서도 러시아로 함께 돌아왔다. 나발니는 극단주의·사기·법정 모독 등의 혐의로 도합 징역 30년을 선고받아 모스크바 외곽의 제6교도소(IK-6)에 수감됐다가 지난해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크주 하르프에 자리한 제3교도소(IK-3)로 이감됐다.
나발나야는 남편이 옥중에 있을 때도 아낌없는 지지를 표했다. 그는 "알렉세이가 자유의 몸이 되길 바라며 그렇게 될 것이라 믿는다"며 "사랑에 빠지면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나발니 또한 혹독한 수감 생활 중에도 아내에게 사랑을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지난 14일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아내에게 "당신이 매 순간 나와 함께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전한 것이 나발니의 마지막 러브레터가 됐다.
나발니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이후 나발나야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나발니와 자기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두 사람이 공연장으로 보이는 장소에서 나란히 서서 나발니가 그의 이마에 키스하는 모습이 담겼다. 나발니야는 사진에 "사랑해(Я тебя люблю)"라는 글을 덧붙였다.
정치권에 도전할 생각이 없냐는 물음에 나발나야는 줄곧 "나는 어머니이자 정치에 관심이 없는 아내"라고 주장하며 부정해 왔다. 그러나 나발니의 독살 사건 이후 푸틴 정권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공식 석상에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푸틴에 대항해 야권을 이끌 강력한 리더가 필요한 러시아도 나발나야가 유력한 야권 인사로 떠오를 것이라 예견하고 있다. 타티아나 스타노바야 러시아 정치 평론가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율리아 나발나야는 원하든 원치 않든 간에 정치인이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나발나야는 당분간 러시아에 대항하고 국제사회의 단결을 촉구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19일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할 예정이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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