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뜯어보기] ‘몸값 1200억’ 내세운 이차전지 전문기업 코칩, 리튬계 매출은 ‘0’

배동주 기자 2024. 2. 1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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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커패시터, MLCC 유통 주력
인기 영합 ‘무늬만 이차전지’ 지적
희망 공모가 1만1000~1만4000원
리튬계 이차전지 설비 확장 예정

슈퍼커패시터로 불리는 소형 이차전지 제조기업 코칩이 코스닥 상장 절차를 본격화했다. 210억원을 조달해 고밀도 이차전지인 리튬계 이차전지 사업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무늬만 이차전지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리튬계 이차전지 매출은 ‘0′이기 때문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칩은 최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내달 코스닥시장 입성 방침을 정했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으로 지난해 9월 한국거래소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 5개월 가까운 심사 끝에 지난 1일 승인을 획득했다.

코칩 CI.

코칩은 총 150만주를 전량 신주로 모집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투자증권과 정한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는 1만1000~1만4000원이다. 밴드 상단 기준 모집(매출) 총액은 210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1228억원이다. 내달 6일부터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코칩은 1990년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전문유통회사로 출발했다. 이후 2002년 삼성전기의 슈퍼커패시터사업부를 양수하며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최근엔 슈퍼커패시터 제조 기술을 활용한 리튬계 이차전지 제품을 개발, 이차전지 전문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슈퍼커패시터는 에너지를 저장한 후 높은 전류를 순간적 혹은 연속적으로 공급하는 전기에너지 저장장치다. 이차전지 분야의 하나로 분류된다. 지난해 이차전지주로 꼽히며 케이엔에스에 이어 두 번째 ‘따따블’ 종목이 된 LS머트리얼즈가 슈퍼커패시터 전문기업이다.

다만 시장에선 코칩이 LS머트리얼즈와 같은 주목을 받진 못할 것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LS머트리얼즈는 용량 기준 100패럿(F)에서 3400F에 이르는 중대형 슈퍼커패시터를 생산해 스마트그리드 전력산업 및 전기차 내 보조 전력에 쓰이지만 코칩은 다른 탓이다.

코칩의 슈퍼커패시터는 0.003~100F의 초소형·소형이다. 전기차가 아니라 전자제품 주 전원 차단 시 작은 소모전류로 데이터를 백업하는 데 사용된다. 그나마도 고밀도 이차전지가 아닌 활성탄을 쓰는 카본계 이차전지가 주력이다.

코칩은 최근 고밀도 이차전지인 리튬계 ‘칩셀리튬’을 개발·상용화했다면서 이차전지 전문기업으로 자사를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신고서 기준으로 칩셀리튬 매출은 아예 없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칩의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은 259억원이다. 이중 카본계 이차전지인 슈퍼커패시터로 전체 매출의 67.5%(175억원)를 올렸다. 남은 32.5%는 삼성전기의 MLCC 유통판매가 차지했다. 리튬계 이차전지 매출은 없는 이차전지 전문기업인 셈이다.

그래픽=정서희

공모 구조가 시장 친화적이라는 점이 그나마 흥행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비교 회사로 비나텍과 삼화전기를 각각 최종 선정해 코칩의 기업가치 및 희망 공모가를 산정했다. 비나텍은 슈퍼커패시터가, 삼화전기는 MLCC가 주력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구체적으로 비나텍과 삼화전기의 평균 EV/EBITDA 20.8배를 적용, 기업가치를 1511억원으로 평가했다. 여기에 18.69~36.12%를 할인해 공모가 밴드를 산출했다. 비나텍은 LS머트리얼즈의 비교 회사이기도 했는데 할인율을 약 4%포인트 높였다.

공모 물량 100%를 신주로 발행하고,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 217만9270주로 전체 상장 예정 주식 수(850만3460주)의 약 26% 수준인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최대 주주 손진형 대표가 30개월 의무보유를 약속했고, 그 외 특수관계인도 30개월 의무보유를 택했다.

코칩은 공모자금을 리튬계 이차전지 생산설비 확장에 투자해 이차전지 전문기업의 면모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이후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등의 모바일 기기나 블루투스 이어폰, 스마트워치, 드론 등의 소형 전자기기로의 공급을 확장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코칩 측은 “카본계 슈퍼커패시터 분야에서 오랜 시간 동안 축적하고 경험한 기술 및 시장 지식을 바탕으로 고안전성, 고성능 소형·초소형 리튬이온전지를 개발했다”면서 “현재 TV나 에어컨 리모컨에 주로 쓰이는 알카라인 건전지를 대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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