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금슬금 오르는 기름값, 붐비지 않는 생필품 매장, 美 인플레이션 꺾인 것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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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잡혔다고 하지만 미국의 생활 물가는 뚜렷한 하락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생활에 필수적인 공공재에 속하는 전기가스요금은 인상됐고 하락세를 보이던 기름값도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 피크 때보다는 낮지만 미국 서부지역 최대 전력회사인 PG&E는 올해 초부터 전기·가스요금을 가구 당 평균 34.5달러(약 4만5981원)이나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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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해도 마트에 계산위한 긴줄 보기 어려워
인플레이션 둔화세 유지 비관적 전망 나와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잡혔다고 하지만 미국의 생활 물가는 뚜렷한 하락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생활에 필수적인 공공재에 속하는 전기가스요금은 인상됐고 하락세를 보이던 기름값도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미국 노동부가 지난 16일(현지 시간) 발표한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0.3%)은 전망치(0.1%)를 크게 웃돌았다. 여전히 미국의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미국 서부지역 최대 전력회사인 PG&E는 올해 초부터 전기·가스요금을 가구 당 평균 34.5달러(약 4만5981원)이나 인상했다. PG&E는 샌프란시스코 등 중북부 캘리포니아 1600만 가구에 가정용 가스와 전기를 공급한다.
PG&E의 인상 결정으로 PG&E로부터 전기 가스를 공급받는 1600만 가구는 지난 2022년보다 연간 평균 400달러(약 53만3360원) 이상의 전기가스요금을 더 내야한다.
이와 관련, 캘리포니아주공공유틸리티위원회와 PG&E는 "노후화된 인프라를 정비하고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요금 인상이 불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침실 2개짜리 샌프란시스코 아파트에서 수십 년 동안 살아온 레베카 갈레고스씨는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에 "정말 준비가 안 되어 있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캘리포니아주의 기름값도 꺾이지 않고 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현재 캘리포니아주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1갤런당 4.649달러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한창 진행됐던 시기였던 1년 전의 1갤런당 4.720달러보다 불과 0.071달러 밖에 내려가지 않았다.
오히려 캘리포니아주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오름세다. 이날 캘리포니아주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1갤런당 4.649달러는 1주일 전인 12일의 4.610달러, 한 달 전인 4.527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미국 전역의 기름값도 마찬가지 추세다. 이날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1갤런당 3.279달러로 1주일 전(3.189달러), 한 달 전(3.094달러)보다 비싸다.
때문에 코스트코 가스(Costco Gas) 등 회원제 주유소는 붐비고 있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 코스트코가 운영하는 코스트 가스의 경우 일반 주유소보다 기름값이 저럼한데 주말을 앞두고 주유를 위한 대기시간은 더 길어지고 있다. 산타클라라 지역에 거주하는 한 교민은 "코스트코 가스에서 주유하는 것이 그나마 생활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물가 하락이 체감되지 않으면서 미국의 주요 대형 유통업체의 매장에서 많은 인파는 보기 어렵다.
최근 캘리포니아주에서 미국의 대표 유통기업 월마트 매장의 경우 세일을 하더라도 계산을 위해 줄을 길게 선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각종 생필품을 1달러 내외에 판매하는 '달러 트리'의 인기는 지속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가장 심했던 2022년 여름 달러트리의 식료품 코너에는 판매되는 통조림을 쓸어담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현재 그 정도의 싹쓸이까지는 보이지 않고 있지만 달러 트리의 인기는 지금도 여전하다.
올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3.1% 올랐고 PPI도 예상 밖으로 반등하면서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유지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물가가 2% 내려가는데 상당한 시간 걸릴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5일 미국 뉴욕대 강연에서 " 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 2%로 가고 있는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라고 경고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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