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4개 계열사 노조연합체 출범… ‘노조리스크’까지 떠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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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주요 계열사 4곳의 노동조합이 뭉쳐 "철저하게 정치색을 배제하겠다"며 범(汎)삼성그룹 노조 연합체를 출범시켰다.
가뜩이나 경영 불확실성이 높고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물론, 삼성 전반에 노사 및 노노(勞勞) 갈등 등 노조 리스크까지 증폭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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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업노조 “정치색 배제” 표방
연대파업땐 勞使자주권 파괴
반도체 부진속 ‘경쟁력’ 우려
삼성 주요 계열사 4곳의 노동조합이 뭉쳐 “철저하게 정치색을 배제하겠다”며 범(汎)삼성그룹 노조 연합체를 출범시켰다. 가뜩이나 경영 불확실성이 높고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물론, 삼성 전반에 노사 및 노노(勞勞) 갈등 등 노조 리스크까지 증폭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초기업 노조)은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출범식을 열고 “과거의 정치·폭력적 노동 문화에서 탈피해 정치색을 배제하고 오롯이 삼성 근로자의 경제적 이익, 삶과 업의 균형, 건강한 근로조건 수립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려고 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초기업 노조 조합원 수는 총 1만5800여 명이다. 삼성전자 DX지부 6100명, 삼성디스플레이 4100명, 삼성화재 3400명, 삼성바이오로직스 2200명 등이다. 합류 예정인 삼성전기 2100명까지 포함하면 1만7900명이 된다.
재계는 각 계열사 노조가 연대해 오히려 노사 관계의 자주성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지난 15일 임금협상 5차 교섭 만에 결렬을 선언했는데, 다음 날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가 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했다. 이와 관련, 노사관계 전문가들은 “법적으로 초기업 노조가 연대교섭을 요구한다고 회사가 응할 의무는 없다”며 “업종과 근로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계열사별로 교섭하는 것이 교섭비용을 최소화하고 자주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 노조는 근로조건 향상도 중요하지만, ‘사회 양극화’ 문제도 고려해야 하는데, 삼성 초기업 노조는 이러한 측면에서 국민 정서와 배치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복수의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의 흑자 전환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노조의 인상안을 수용하기는 어렵다”며 “글로벌 반도체 패권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노사 갈등이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게 된다면 국내 반도체 산업 전체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삼성 관계사 노조 중 최대 규모인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1만7000여 명)와의 불협화음 조짐도 보이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사내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DX노조를 사실상 배제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DX노조를 제외하고 3개 노조 위원장에게만 노조 통합 추진위원회 구성을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한 상황이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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