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의 늪… 건설사 10곳 중 7곳 “이자도 버겁다”

김만용 기자 2024. 2. 1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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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에 이른바 '4월 위기설'이 돌고 있는 가운데, 국내 매출 500대 건설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은 현재의 이자비용도 버거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하반기에 자금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보는 곳은 10곳 중 2곳 미만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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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매출 상위 500곳 조사
“현재 자금 사정 양호” 18.6%
“하반기에 나아질것” 13.7%
자금조달때 최대 애로사항으로
‘높은금리·수수료’75.5% 꼽아
업계 ‘4월 위기설’ 끊이지 않아

건설업계에 이른바 ‘4월 위기설’이 돌고 있는 가운데, 국내 매출 500대 건설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은 현재의 이자비용도 버거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하반기에 자금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보는 곳은 10곳 중 2곳 미만에 불과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내 매출 500대 건설기업(102개사 응답)의 재무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76.4%가 현재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답했다고 19일 밝혔다.

최근 자금 사정이 양호하다는 답변은 18.6%에 불과했다. 평년과 비슷하다는 답변(43.1%)과 곤란하다는 답변(38.3%)이 대부분이었다. 하반기 자금시장 전망과 관련해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인 52.9%는 현재와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악화할 것이라는 응답은 33.4%였고, 호전될 것이라는 답변은 13.7%에 그쳤다. 자금 사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31.4%)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높은 차입 금리(24.5%), 신규 계약 축소(16.7%) 순으로 응답했다.

건설기업들이 자금 조달 시 느끼는 최대 애로사항은 높은 대출금리와 수수료였다. 전체의 75.5%에 이르는 건설기업들이 자금 조달 과정에서 금리 및 수수료 부담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안정적인 자금 관리를 위한 정책과제로는 금리 부담 및 수수료 수준 완화(39.2%)를 가장 많이 꼽았고, 공급망 관리를 통한 원자재 가격 안정화(16.7%),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한 규제 완화(16.7%) 등을 들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건설업계가 한계 상황을 이겨낼 수 있도록 금리·수수료 부담 완화, 원자재 가격 안정화, 준공기한의 연장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금난을 호소하는 건설사가 건설·금융 업계에는 4월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 건설사들이 무더기로 도산할 수 있다는 ‘4월 위기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날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과 대한주택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5곳의 지역 종합건설사들이 부도가 났다. 폐업 신고한 종합건설사도 올해 들어 565곳에 달한다. 지난해 주택건설업 등록을 자진 반납한 건수는 1995년 집계 이래 최대인 843건이었다.

건설 업황도 개선 기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12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전월(5만7925가구) 대비 7.9%(4564가구) 증가한 6만2489가구로 조사됐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857가구로 전월(1만465가구) 대비 3.7%(392가구)가 늘었다.

김만용·김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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