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살 텐데 돈이 없다… 일본인 39% “70세 넘어도 일할래”

日, 65세 이상 인구 29.1% 초고령사회
“고령에도 일하겠다” 응답률 증가 추세
작년 처음 ‘경제문제’가 건강문제 앞서

일본인 10명 중 4명은 70세 넘어서도 일하고 싶어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이 좋아서가 아니라 노후자금이 불안해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해 10∼11월 18세 이상 일본 성인 1607명(유효 응답자 기준)을 대상으로 ‘일하는 방식·사회보장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몇살까지 일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70∼74세’라고 응답한 비율은 21%, ‘75세 이상’은 18%로 나타났다. 둘을 합쳐 ‘70% 이상’이 39%로 집계된 것이다.

일본 도쿄 시나가와역에서 직장인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는 닛케이가 2018년 이 조사를 실시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60∼64세’는 11%, ‘65∼69세’는 27%였다.

일본인들은 왜 고령에도 일을 하려는 것일까. ‘자신의 장래에 어떤 면에서 불안을 느끼는가’(중복 응답)라는 질문의 답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생활자금 등 경제면’이라는 대답이 70%에 달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조사에서는 건강이 1위였으나 지난해는 경제적인 문제가 건강을 제치고 가장 큰 걱정거리가 된 것이다.

닛케이는 노후 경제적인 문제가 “일을 계속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 일본 기업들은 저출산·고령화로 노동력이 부족해지면서 60∼65세로 설정된 정년을 폐지하거나 이를 올리고 있다. 일본 정부도 고령자 고용을 촉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70세까지 취업 기회 확보를 기업의 노력 의무로 규정한 개정 고령자고용안정법을 2021년 시행했다.

지난해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정년제를 폐지하거나 정년을 65세 이상으로 하는 기업 비율은 30.8%로 전년보다 1.4%포인트 늘었다.

일본의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29.1%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