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LNG 화물창 소송 2라운드 임박…늦어지는 기술 독립

관계사 협상 지지부진…서울고법, 내달 항소심 1회 변론

한국형 액화천연가스(LNG) 화물창(KC-1)에 발생한 하자 책임을 둘러싼 제작사, 선주사, 개발사 간 법정 공방 2라운드가 내달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국가스공사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한국형 액화천연가스(LNG) 화물창(KC-1)에 발생한 하자 책임을 둘러싼 제작사, 선주사, 개발사 간 법정 공방 2라운드가 내달 본격화할 전망이다. 1심에서 개발사 한국가스공사 완패 이후 3사가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뚜렷한 결과물은 없는 상황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9-2부는 내달 6일 제작사 삼성중공업이 개발사 한국가스공사 및 케이엘엔지테크(KC LNG Tech)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1회 변론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고법 민사19-1부는 오는 4월 3일 오후 2시 40분 선주사 SK해운이 가스공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1회 기일을 진행한다. 가스공사가 삼성중공업과 SK해운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 1회 기일은 같은 날 오후 2시 50분에 열린다.

삼성중공업과 SK해운은 법무법인 화우에서, 가스공사는 법무법인 율촌에서 대리하고 있다.

KC-1 하자 책임을 둘러싸고 제작사 삼성중공업, 선주사 SK해운, 개발사 가스공사의 법정 공방은 지난 2019년 9월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해외기업에 대한 LNG 화물창 기술 종속에서 벗어나고자 진행한 한국형 LNG 화물창 개발이 기나긴 법적 분쟁으로 변질된 셈이다.

세 사건 각 1심에서 삼성중공업과 SK해운은 가스공사에 완승을 거뒀다. KC-1 개발 과정에서 가스공사와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가 출자해 만든 개발사 케이엘엔지테크도 가스공사와 함께 패소했다.

서울고법 민사19-2부는 내달 6일 제작사 삼성중공업이 개발사 한국가스공사 및 케이엘엔지테크(KC LNG Tech)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1회 변론기일을 진행한다. /더팩트 DB

업계에 따르면 3사는 항소 취하와 구상권 청구 등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SK해운에 배상하라는 지난해 12월 영국 해사중재인협회 중재재판소 판결에 대해 삼성중공업이 가스공사를 상대로 구상권 청구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들의 협상은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가스공사가 1심에 불복해 항소장을 내기는 했으나, 소송을 오래 끌었다가 최종 패소하면 손해가 더 커질 수 있다. 가스공사는 소송에 따른 영업 외 손실이 실적에 반영된다. 법원은 통상 절차에 따라 기일을 지정했다.

협상에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 공기업인 가스공사 손실은 커지고 있고, 한국형 LNG 화물창 개발은 더딘 상태다. 가스공사가 최근 5년간 KC-1이 탑재된 LNG 2척 운항 중단으로 입은 손실은 1000억원을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0월 가스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2022년 가스공사가 대체선 투입으로 지출한 비용은 7328만달러(1055억원)다. LNG 연료 손실액은 83만달러(12억원)다.

LNG 운반선 핵심 자재 화물창은 기술 라이선스를 프랑스 회사 GTT가 독점하고 있다. 이에 화물창 자체 개발은 필수라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후속 화물창인 KC-2 상용화는 끝을 알 수 없는 법정 공방으로 늦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 조선 업계 관계자는 "향후 기술 독립에 따른 이익이 직접적이지 않을 수 있으나, 한국형 LNG 화물창이 개발되면 중국도 LNG 운반선을 만드는 만큼 한국을 선택해 로열티 등에 이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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