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시론] 벨기에는 어쩌다 ‘EU의 심장’이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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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라고 하면 떠오르는 상징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벨기에가 EU의 심장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이유는 EU 집행위(European Commission)가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해 있어서기도 하지만, EU 집행위가 실제로 인체의 심장과 같은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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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라고 하면 떠오르는 상징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와플·초콜릿·맥주 등이 대표적일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EU(유럽연합)의 심장’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벨기에가 EU의 심장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이유는 EU 집행위(European Commission)가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해 있어서기도 하지만, EU 집행위가 실제로 인체의 심장과 같은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EU 집행위의 역할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신규 법안을 유럽의회(European Parliament) 및 이사회(Council of the European Union)에 제안한다. 둘째, EU 정책의 이행과 예산의 집행·관리를 담당하며, 셋째로 EU 사법재판소와 함께 EU법 집행을 수호하고, 마지막으로 국제무대에서 EU를 대표한다.
이 네 가지 역할 가운데 신규 법안을 신설하고 법안을 유럽의회와 이사회에 최초로 제안하는 역할은 EU의 심장이라는 별명에 가장 잘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최근까지 EU 집행위는 산업·통상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공급망실사(CSDDD),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탄소중립산업법(NZIA) 등 기업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굵직한 법안들을 제안한 바 있다.
반면 EU 집행위는 대중의 의견을 반영해 법안을 제안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방법 중 하나는 아마도 각종 집회와 시위일 것이다. EU 집행위 인근에 위치한 필자의 사무실에서 창밖을 내다보면 EU 집행위 앞에서 연중 크고 작은 시위가 열리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기억나는 몇 가지 시위를 꼽아보면, 작년 12월 반유대주의 규탄집회와 최근 EU의 농업정책에 반대하는 농민 시위 등이다.
모든 집회와 시위의 주장이 정책에 반영될 수는 없지만 필자가 EU 법안에 대한 모니터링 업무를 하다보면 EU 집행위에서는 이런 의견들을 실제 반영해 법안을 제안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반유대주의 규탄 집회의 경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EU본부 앞에서 열린 촛불 점등 행사에 직접 참석해 “오래된 악이 유럽에서 부활하고 있으려, 유럽에서 이런 증오가 발붙일 곳이 없어야 하며 반유대주의가 증가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어 집행위는 모든 형태의 증오에 대처하기 위해 ‘노 플레이스 포 헤이트(No Place for Hate)’라는 제안서를 제출했다.
올해 진행된 농업정책에 반대하는 농민 시위에 따라 농업 관련 환경규제 완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EU는 생물다양성 및 환경 보호를 위해 경작지 4%를 휴경지로 두지 않으면 농업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는 내용의 자원복원법을 시행할 계획이었는데, 회원국들에 시행 시기를 내년으로 미루도록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농민들의 의견에 따라 2040년 기후위기 대응 목표에서 농업 분야를 제외하고, 농업용 살충제 감축 의무화 규제도 철회했다.
심장은 혈액을 온몸으로 순환시켜 몸에 필요한 산소를 운반한다. 인체의 심장과 같은 EU 집행위의 역할은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고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 EU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중요한 축이 되고 있다.
유지원 코트라 브뤼셀 무역관 과장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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