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킬러들의 쇼핑몰’ 음악감독 프라이머리 “위스키처럼 숙성된 음악할 것” [인터뷰]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ji.seunghun@mk.co.kr) 2024. 2. 1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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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머리가 ‘킬러들의 쇼핑몰’, ‘D.P.’, ‘약한영웅’ 등 OTT 콘텐츠 음악감독으로 맹활약 중이다. 유용석 기자
“콘텐츠 작품의 OST 음악은 위스키 같습니다. 묵힐수록 그 느낌의 맛이 짙어진다고 해야할까요. 시청자들에게 잘 스며들었으면 합니다.”

최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콘텐츠의 음악감독으로 맹활약 중인 프로듀서 프라이머리(본명 최동훈·41)가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를 만나 영화, 드라마 OST 작업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프라이머리는 지난달 공개된 디즈니+(플러스) ‘킬러들의 쇼핑몰’ 음악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배우 이동욱, 김혜준, 서현우, 조한선 등이 출연한 작품으로 킬러들의 무자비한 액션과 더불어 삼촌과 조카의 치열한 생존기가 극을 고조시킨다. 긴장감이 가득하고 긴박한 순간이 많은 작품이기 때문에 배경에 깔리는 음악이 주는 힘은 시청을 더욱 몰입하게 한다.

프라이머리는 “극 전개에 필요한 호흡감을 적재적소에 넣기 위해 시나리오를 수도 없이 체크하고 고민했다”며 “극에서 음악을 돋보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시청하는데 방해감을 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있는 듯 없는 듯 극 전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있는 편안한 배경음악이 좋은 요소”라고 말했다.

프라이머리는 극에서 음악이 인지돼서는 안된다고 했다. 이는 이야기에 대한 몰입을 음악이 뺏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으며 과한 작업에서 나온 착오라고 봤다.

‘킬러들의 쇼핑몰’은 최근 8부작 전 회차가 공개되면서 입소문을 통해 더 많은 시청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작품은 완성도 높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이는 프라이머리에게도 성공적인 결과물이 됐다.

프라이머리가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된 것은 연출을 맡은 이권 감독과의 인연에서다. 그는 막 음악 일을 시작할 즈음 이 감독과 함께 광고음악을 만들며 가까운 사이로 지냈다. 또 이 감독이 2007년 제작한 영화 ‘꽃미남 연쇄 테러사건’으로도 음악적 인연을 맺었다.

OTT 콘텐츠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인 프라이머리는 “극 전개에 자연스레 스며든 음악이 좋은 음악”이라고 했다. 유용석 기자
프라이머리는 ‘킬러들의 쇼핑몰’로 올해 첫 음악 작업물을 내놓았다. 그의 올해 행보는 이제 시작이다. 올해 공개를 앞둔 영화 2편, 드라마 5편 등에 음악 감독으로 참여했다. 그야말로 다작의 아이콘이 됐다.

프라이머리는 “단순히 내가 만든 노래로 끝났던 대중음악들과 달리 하나의 큰 완성품인 콘텐츠의 일부로 삽입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부담감이 더 큰 느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도파민 중독인 것 같다. 영화, 드라마 작품들은 이야기를 구현하는 데에 있어 대중음악과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다. 결과물을 보고 나면 희열감이 큰 편”이라고 만족해했다.

그는 작업하는 기간에는 작업실에서 거의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실제로 그와 인터뷰한 소속사 팩토리 컴퍼니에는 오전부터 동료 프로듀서들이 출근해 또 다른 콘텐츠 음악 작업에 바쁜 모습이었다.

2000년대 초를 시작으로 2006년 9월 본격적으로 자신의 정규 1집을 들고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프라이머리. 이후 그는 다이나믹듀오, 빈지노 등 여러 유명 힙합 아티스트들과 작업하며 인지도를 쌓아왔다. 그러다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대중음악 시장이 위기를 맞았고, 이에 프라이머리는 콘텐츠 음악감독으로 작업 무대를 옮겨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2020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사냥의 시간’으로 시장에 뛰어들었고 ‘D.P.’ 시리즈, ‘약한영웅’, ‘택배기사’, ‘독전’ 등에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프라이머리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킬러들의 쇼핑몰’(위)와 ‘D.P.’. 사진|디즈니+, 넷플릭스
프라이머리가 OTT 콘텐츠 시장에 뛰어든 데는 코로나라는 외부 환경적 요인 외에 결정적 이유가 있다. 뚜렷한 목표가 설정됐기 때문이다. 그는 “시대가 빠르게 바뀌어가고 있고 그에 맞게 나 역시 트렌디한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나같은 음악인들은 운동선수라고 볼 수 있다. 전성기가 있다. 내가 아무리 애쓰고 노력해도 젊은 패턴과 취향을 이해 못하는 순간이 올 수 있다. 그런 간극을 줄이고 없애기 위해 나는 OTT 시장에서 내 음악을 계속 녹여보려고 한다”고 야무진 포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야말로 ‘3초 소비 시장’이 됐다. 현재 수많은 작품들이 초반 몇분의 흐름으로만 대중으로부터 선택을 받고 있다. 시청자들로 하여금 작품을 매력적이게 보일 수 있게 하는 게 내가 맡은 임무다. 초반 10분이 가장 중요하고 그 시청 호흡감을 지루하게 만들어선 안된다”며 “최대한 많은 대중을 이해시키고, 만족시킬 수 있는 좋은 음악을 제작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인터뷰 내내 프라이머리에게선 음악적 고민의 흔적이 묻어났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재밌는 일을 계속 할 것이다. 다수의 취향을 사로잡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고 오래 숙성된 위스키처럼 감성을 건드리는 음악들로 좋은 작품이 탄생될 수 있게 내 역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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