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파충류 화석…페인트 칠해져 일부 위조

아일랜드 리즈대 연구진
피부 연조직 흔적으로 알려진 부위, 실제로는 페인트 흔적

1931년 이탈리아 알프스에서 발견된 트리덴티노사우루스 안티쿠스의 화석. 주변 바위보다 진하게 나타난 부위는 피부 연조직으로 알려졌으나 정밀 분석 결과 페인트를 칠한 흔적이라고 밝혀졌다./발렌티나 로시

알프스산맥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파충류 화석의 일부에서 위조 흔적이 발견됐다.

발렌티나 로시 아일랜드 코크대 박사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진은 19일 이탈리아 알프스에서 발견된 2억8000만년 전 파충류 ‘트리덴티노사우루스 안티쿠스’ 화석의 연조직으로 알려진 부분이 페인트였다고 밝혔다.

1931년 발견된 이 화석은 당시 가장 오래된 초기 파충류의 것으로 알려져 큰 주목을 받았다. 화석의 주인공은 트리덴티노사우루스 안티쿠스라고 불리는 이궁류 파충류로 두개골에 구멍이 2개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1억6000만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이 화석은 오래된 것과 달리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대부분 화석의 형태가 선명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해 몸 윤곽이 바위보다 어두운 색을 띠고 있어 피부 연조직이 보존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연구진은 정밀 분석을 통해 어두워보이는 부위를 분석했다. 현미경 분석과 자외선 영상을 촬영해 실제로 피부 연조직인지 확인했다. 그 결과, 몸 윤곽을 이루는 물질의 질감은 화석화된 연조직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자외선 영상에서는 표본 전체가 일종의 페인트로 칠해졌다는 점이 드러났다.

연구진은 “이 화석이 가짜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이번 분석에서 악어 비늘과 같은 골격 비늘로 추정되는 부위도 발견됐다”고 말했다. 화석에 페인트가 칠해져 있던 이유는 과거 화석을 광택제·래커로 코팅하는게 일반적이었던 탓이라고 분석했다. 표본을 보존하거나 외관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연구진은 “현대 분석 기술이 100년 된 고생물학의 수수께끼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고생물학’에 지난 15일 소개됐다.

참고자료

Palaeontology, DOI: https://doi.org/10.1111/pala.12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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