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소상공인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지급 10만 건 첫 돌파

경영 부담 가중으로 폐업 늘어…지급액도 1조원 넘어
中企 대출금리 11년 만에 최고…대출은 1000조원 육박

(시사저널=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노란우산 '폐업 사유 공제금' 지급 건수는 전년 대비 20.7% 증가한 11만15건으로 역대 가장 큰 규모를 보였다. ⓒ 연합뉴스

지난해 소상공인을 위한 공제 제도인 '노란우산'의 폐업을 사유로 한 공제금 지급 건수가 10만 건을 처음으로 웃돌았다. 공제금 지급액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노란우산 '폐업 사유 공제금' 지급 건수는 전년 대비 20.7% 증가한 11만15건으로 역대 가장 큰 규모를 보였다.

해당 건수가 10만 건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이 지급 건수는 2017년 5만2000건을 기록한 데 이어 2018년 7만2000건, 2019년 7만5000건, 2020년 8만2000건으로 증가한 데 이어 2021년 9만5000건으로 늘었다가 2022년 9만1000건으로 소폭 줄었다. 그러나 지난해 2만 건 가까이 급증하며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지급액 기준으로도 2017년 3700억원에서 2018년 5500억원, 2019년 6100억원, 2020년 7300억원, 2021년 9000억원, 2022년 9700억원으로 확대했다가 지난해 1조원을 처음 넘어섰다.

노란우산은 중기중앙회가 운영하고 정부가 감독하는 소상공인·소기업 지원제도로 직장인의 퇴직금과 유사하다. 적금처럼 매달 일정 금액을 납입하면 폐업 시 원금에 연 복리 이자를 더해 일시금 또는 분할금 형태로 돌려받는다. 

이 때문에 가급적 해지가 이뤄지지 않는 편인데도 지급 규모가 늘어난 것은 노란우산 신규 가입자 수가 증가한 영향도 있지만,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소상공인 경영 부담이 그만큼 가중되며 폐업한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평균 5.34%로 2012년(5.66%) 이후 11년 만의 최고치로 치솟았다. 지난해 12월 말 현재 소상공인을 포함한 중소기업 예금은행 대출 잔액은 999조9000억원이다. 바로 전달인 11월 말(1003조8000억원)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넘었다가 연말 일시적 대출 상환 등으로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소상공인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임대료, 전기·가스요금 등 연료비 인상으로 그 어느 때보다 운영비 부담이 컸었다. 그러나 고물가·고금리가 지속되며 내수 부진에 따른 소비 감소로 코로나19 이전보다 매출·영업이익은 크게 회복되지 못했다.

양경숙 의원은 "지난해 경기침체 국면에서 정부 지출 감소로 내수가 더욱 위축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내수 부진의 직격탄을 맞았다"며 "정부는 재정을 확충해 지출을 늘려 경기 부양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