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중앙은행 '4년 금리 동행' 균열 조짐…"내 앞가림 먼저"

김기성 2024. 2. 1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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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년간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통화정책과 관련해 같은 길을 걸어왔으나 이제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 보도했다.

호주중앙은행(RBA)의 미셸 불럭 총재는 지난 6일 "추가 금리 인상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까지 말하는 등 다양한 정책 경로를 강조해 통화 완화를 기대하던 시장의 비둘기파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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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오는 28일 인상 가능성…미국·유로존 인하 시기는 다를 듯
"인플레 싸움에는 연대…이젠 개별 국가 사정이 먼저"
지난해 5월 일본에서 열린 G7 중앙은행 회의 시작 전 단체 촬영 모습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약 4년간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통화정책과 관련해 같은 길을 걸어왔으나 이제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선진 각국의 현재 내부 사정이 글로벌 추세보다 중시되면서 이런 균열이 감지되기 시작한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뉴질랜드는 1990년대 초부터 인플레이션 목표를 설정한 이 분야의 선구자로, 통화 정책의 추세를 설정하는 데도 능숙하다.

시장은 뉴질랜드의 금리 인상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고, ANZ 은행은 이르면 오는 28일 실행에 옮길 것으로 보고 있다.

캐나다와 호주의 중앙은행들도 다른 중앙은행보다는 통화 긴축을 더 선호하는 매파적인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JP모건은 전망했다.

호주중앙은행(RBA)의 미셸 불럭 총재는 지난 6일 "추가 금리 인상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까지 말하는 등 다양한 정책 경로를 강조해 통화 완화를 기대하던 시장의 비둘기파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지난해 겨우 경기침체를 면한 유로존에서는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완화되면서 조기 인하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반면,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경직되고 노동 시장도 양호하다는 지표들이 드러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가까운 미래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경제 성장 전망을 보면 미국은 개선되는 반면, 유로존은 더 나빠지고, 영국은 형편없다는 등의 차별화가 드러나고 있다.

이밖에 수십 년간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 온 일본은 앞으로 몇 달 안에 2007년 이후 첫 금리 인상을 통해 다른 주요국과는 다른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

채권 거래자들은 1년 후 벤치마크 금리가 미국은 약 1%포인트, 유럽은 약 1.2%포인트 떨어지지만, 호주는 0.4%포인트 하락에 그칠 것으로 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일본에서는 약 0.3%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에서는 급격한 상황 반전에 대비할 것을 주문하기도 한다.

씨티그룹 전략가들은 매우 짧은 긴축 완화 주기 직후 금리 인상 재개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로는 금리 인하를 너무 지연시켜 성장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쪽에 전반적으로 힘이 실려 인하 움직임이 이어질 수 있지만, 자칫 물가 압력을 다시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제임스 매킨타이어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에 맞서 싸우는 데에는 연대했지만, 상황이 바뀌면서 이탈자가 생기는 것도 불가피하다"며 "적어도 초기에는 금리 인하로의 전환에 개별 국가의 사정이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오는 21일과 22일에 발표될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유럽중앙은행(ECB)의 1월 의사록이 정책 방향과 속도에 대한 안목을 제시할 수 있다고 전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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