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SF9 유태양'] 어제보다 빛날 오늘의 '태양'

박지윤 2024. 2. 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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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13집 'Sequence' 발매부터 댄스 콘서트까지…새해부터 '열일'
"노력과 진심 알아주는 팬들 덕분에 힘을 얻고 있죠"

SF9 유태양이 댄스 콘서트 '희노애락 시즌 3 러브 스토리'를 마치고 <더팩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FNC엔터테인먼트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박지윤 기자] 인터뷰를 하다보면 무대 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을 때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들을 새롭게 마주하곤 한다. SF9(에스에프나인) 유태양과의 시간도 그러했다. 피지컬부터 실력까지 전부 타고남으로 이루어진 줄 알았던 그가 가진 최고의 재능은 노력이었다. 자신이 가진 멋을 알지만 결코 이에 만족하거나 취하지 않고 새로운 멋을 찾아나가고 있기에 팬들은 어제보다 더 빛나게 뜬 오늘의 '태양'을 마주할 수 있었다.

최근 FNC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유태양을 만났다. SF9은 지난달 8일 13번째 미니앨범 'Sequence(시퀀스)'를 발매하며 약 1년 만의 컴백 활동에 돌입했고 유태양은 댄스 콘서트 '희노애락 시즌 3 러브 스토리'에 출연하며 새해부터 그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냈다.

'희노애락 시즌 3 러브 스토리'는 우리의 삶에 잊고 있던 감정인 사랑을 열정적이고 독창적인 댄서들의 퍼포먼스로 전하는 공연이다. 시즌 1과 2에 이어 3도 함께한 유태양은 "처음에 신기한 감정으로 시작했어요. 춤으로만 이루어진 콘서트를 할 기회가 많지 않거든요. 댄스로만 공연을 채울 수 있는 게 큰 메리트라고 생각했고 팀의 메인댄서로서 기쁜 마음으로 참가했어요"라고 회상했다.

유태양이 속한 SF9은 지난달 8일 미니 13집 'Sequence'를 발매하며 약 1년 만에 컴백 활동을 펼쳤다. /FNC엔터테인먼트

모든 시즌에 이름을 올린 건 아티스트로서 충분히 자부심을 가져도 될 타이틀이지만 한편으로는 관객들의 높아진 기대감을 충족시킬 만한 새로운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하는 부담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를 유태양도 모르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SF9으로서 'Sequence' 활동 중에 공연 출연 제의를 받았고 약 10일 안에 모든 걸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촉박한 시간이 주는 압박감으로 인해 제작사가 건넨 콘셉트를 그대로 따를 수 있었지만 그는 쉬운 길을 택하지 않았다. 완벽한 무대를 위해서라면 아무리 힘든 길이어도 묵묵하게 걸어왔던 유태양에게 이러한 불편함은 최고의 결과물을 탄생시킬 수 있다면 감내해야 할 당연한 몫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전체적인 구성부터 곡 선정과 의상 그리고 안무까지 그의 손끝에서 재탄생했다.

그 중 첫 곡은 공연 전날까지 안무를 전면 수정하고 이틀 밤을 새울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고. 그는 "이번에는 사랑을 춤으로 스토리텔링 하는 방식이었는데 저는 춤을 향한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꿈이 있는 사람에게는 열정을 전하고 꿈을 잊고 지낸 이들에게는 용기를 북돋아 주는 등 꿈을 살려내는 걸 표현했죠. 또 엔딩과 걸맞는 스토리와 화려한 무대를 위해 함께 상의하면서 만들어 갔어요"라고 설명했다.

유태양은 "다 거둬내고 혼자 시작했죠. 제가 무대에 섰을 때 관객들이 '아우라가 느껴진다. 압도된다'는 걸 느끼게 하고 싶었어요"라고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아트원 하우스
시즌 1에서 수트를 입고 독무로 포문을 열며 댄디함과 섹시함을 발산했던 유태양은 시즌 2에서 라틴 계열의 춤으로 화려함을 내세웠다. 매 시즌 달라지는 공연의 주제 안에서 유태양이라는 주체로부터 새로움도 꺼내기 위해 고민을 거듭했던 그는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본질에 집중하자"라는 결론에 이르렀고 그 결과 파워풀함과 강렬함 그리고 화려함까지 모두 녹여낸 퍼포먼스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다 거둬내고 혼자 시작했죠. 제가 무대에 섰을 때 관객들이 '아우라가 느껴진다. 압도된다'는 걸 느끼게 하고 싶었어요. 그에 걸맞은 안무와 분위기를 위해 많이 신경 썼고 노래도 어렵게 선정했어요. 엔딩 때는 같이 즐기는 걸로 콘셉트를 잡았고 레드로 포인트를 주고 싶었어요. 이렇게까지 '올 레드'를 해본 적은 없었는데 자신의 열정을 찾은 것을 레드로 녹여내고 싶었어요."

이날 유태양이 댄스 콘서트를 어떻게 준비했고 하나의 무대를 위해 얼마나 디테일하게 연습하고 있는지를 자세하게 들었다. 그의 루틴에 편안함이나 익숙함은 없었다. 가만히 서 있는 20초, 고개를 돌리는 5초, 먼저 뻗은 왼발을 어떤 속도로 걸을지 등 누군가는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찰나의 순간도 치밀한 계산과 노력으로 만들어갔다. 이는 관객들이 '춤을 잘 춘다'를 넘어서 하나의 작품과 같은 유태양의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는 이유다.

"디테일을 많이 신경 써요. 뾰족하게 신경 쓰지 않으면 보시는 분들도 다 알거든요. 모니터링하면서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날을 세우면서 날카롭게 다듬어가죠. 사람들에게 제가 어떻게 보이는지 생각하는 작업이 필요해요. 또 제 체형에 어떤 옷이 잘 어울리는지 등 여러 부분에 의견을 내죠. 물론 최선을 다해주시는 분들이 계시죠. 그런데 제가 이렇게까지 하지 않고 결과가 안 좋으면 어디 가서 말도 못 하거든요. 시간 비용 기회는 1%라도 끌어올리는 게 낫다고 판단해요."

유태양은 '은밀하게 위대하게' '드림하이' '삼총사'(왼쪽부터) 등 꾸준히 뮤지컬 작품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작품 포스터
이날 유태양이 가장 많이 말한 단어는 '책임'이다 SF9의 메인댄서이자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구축하고 있는 뮤지컬 배우 또 솔로 아티스트로서 무대에 오를 때 '모든 건 나의 책임이고 역량이다'라는 사명감이 있는 그는 훗날 자신을 돌아봤을 때 후회가 덜 남는 쪽으로 시간을 보내면서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가 나이를 먹고 또 죽었을 때 지금 이 순간이 역사가 되고 기록으로 남겠죠. 이에 있어서 당당한 것을 남기고 싶어요. 그래서 매일 아침 글을 써요. 이루고 싶은 것과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등 간단하게 15분이면 써요. '살아지는 대로 살아지는 것에 당당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주체적으로 살고 싶더라고요. 이끌려지는 대로 가는 게 아니라 제 것을 찾아가고 싶어요. 제가 할 수 있는 끝의 끝까지 하지 않으면 결과가 항상 아쉬웠거든요. 늘 부서져라 해야죠."

유태양의 답을 들으면서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이는 게 아닐까라는 걱정이 들었다. 본인도 사람인지라 과도기가 오고 몇 달 전 심한 자괴감에도 빠졌다고. '나는 왜 저렇게 할 수 없을까'라는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그는 '다른 사람과 꼭 비교해야 되나. 어제의 나보다 너 나아지면 되는 게 아닐까'라고 깨달으면서 극복할 수 있었다.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나아지려고 노력해요. 기계적으로 일할 때가 있는데 그 안에서 스스로를 탐구하고 이를 느낄 수 있는 게 행운이고 기회죠. 진부하지만 '포기하지 말자'고 늘 되새겨요. 끝의 끝까지 정말 바짓가랑이를 잡을 정도로 제가 할 수 있는 걸 해야되는 성격이거든요. 사실 운동하고 춤추고 잠은 못 자고 제 시간은 없어요. 그럼에도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제가 이걸 멋있다고 생각하니까 그런 것 같아요. 저 같은 사람이 있어야 또 세상이 굴러가죠(웃음)."

유태양은 "팬들은 저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디테일을 알아봐 줘요. 제 노력과 진심을 알아주니까 거기서 또 힘을 얻어요"라고 팬들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FNC엔터테인먼트
이러한 노력이 더욱 값지게 빛을 발하고 또 유태양이 지치지 않을 수 있는 건 모두 팬들 덕분이다. 그는 "저는 저의 색을 잘 모르겠는데 판타지(팬덤명)들은 저만의 색과 개성이 있다더라고요. 그렇다면 그게 맞는 거겠죠"라며 "제가 새로운 걸 도전하고 시도하면 열렬하게 환호 해주고 고마워해요. 탐구할 게 계속 있어야 재밌지 않을까요. 365일 응원하는데 노력하지 않고 변화하지 않으면 팬들도 지칠 테니까요. 보여줄 수밖에 없어요. 그게 제 색이죠"라고 강조했다.

"똑똑하게 최선을 다하는 게 제 몫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그동안 보여준 게 있고 팬들의 기대도 꺾고 싶지 않아요. '유태양이면 믿고 본다. 걱정 안 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요 좋고 감사하고 그만큼 해내야된다는 사명감과 부담감도 있어요.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서 저를 다듬다 보니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삶의 궁극적인 원동력도 흐지부지되더라고요. 팬들은 저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디테일을 알아봐 줘요. 제 노력과 진심을 알아주니까 거기서 또 힘을 얻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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