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과 언쟁은 없겠지만…1년 성적이 걸렸는데" ABS '전격 도입' 박해민은 아쉽다, 걱정이다

신원철 기자 2024. 2. 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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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박해민은 ABS의 객관성을 기대하면서도 '조기 도입'에는 우려를 드러냈다. ⓒ곽혜미 기자
▲ 박해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 신원철 기자] 이제 "나도 고생해", "누가 고생 안 한대요?" 같은 해프닝은 KBO리그에서 볼 수 없다.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도입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누구에게나 같은 면적의 스트라이크존이 적용된다. 지금까지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본격적으로 도입하지 않은 방식이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은 '작심' 판정은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 기대를 걸기도 한다.

그런데 LG 트윈스 베테랑 외야수 박해민은 ABS의 도입이 아쉽다. 19일(한국시간) 인터뷰에서 ABS 전격 도입에 대한 걱정스러운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스트라이크존이 왔다갔다 하는 일은 없겠지만, ABS의 판단 기준을 시범경기 전까지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이 걱정이다.

박해민은 "이제는 기계가 판정을 하니까 (결정에)납득은 할 수 있겠지만, ABS가 도입된다고 하는데 선수들은 아직까지도 경험을 못 해봤다. 스프링캠프에서 그게 안 된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캠프에서부터 해봐도 적응을 할까 말까인데, 10년 넘게 야구했던 선수들이 스트라이크존을 한 번에 바꾸는 게 쉽지 않다. (허구연)총재님께서 100% 완벽하지 않지만 이해를 바란다고 하셨다. 그런데 잘 모르겠다. 캠프에서 선수들이 경험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 데. 우리 1년 성적이 걸린 문제다"라고 걱정을 이어갔다.

▲ 권영철 주심 ⓒ곽혜미 기자
▲ LG 트윈스 박해민 ⓒ 곽혜미 기자

박해민은 지난해 5월 경기 도중 권영철 심판위원과 날선 언쟁을 벌인 당사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야구인의 한 명으로 심판들의 고충을 잘 이해하는 위치다. 그는 "나도 그러면 안 됐다. 선수들도 심판 판정을 존중하고 있고, 어쨌든 야구 선배였던 분들이다. 선수와 심판 사이에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다시 한 번 그때 사건을 후회했다.

그러면서 "ABS에 대한 자료를 봤는데 심판들이 보신 것과 90% 정도 일치한다고 하더라. 사람이 그정도 보면 정말 잘 보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심판들에 대한 신뢰를 강조했다. 그래서 KBO의 ABS 조기 도입에 아쉬운 마음이 더욱 커 보였다.

게다가 LG와 키움 히어로즈는 메이저리그 서울 개막 시리즈를 치르는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연습 경기 일정 때문에 시범경기도 다른 팀에 비해 적은 8경기만 치른다. 박해민은 이 20% 차이가 크게 나타날 수도 있다고 본다. LG는 18일 오후 12시 고척돔에서 샌디에이고의 두 번째 연습경기 상대로 나선다.

박해민은 "우리는 샌디에이고와 경기하면서 시범경기를 덜 한다. 그런 점도 아쉽다. 8경기 만에 그걸 적응하고 나가야 한다"며 "투수 같은 경우에는 한 번만 경험하고 (개막에)들어가는 선수도 있다. 주전 선수가 계속 치고 싶어하면 백업 선수들은 경험을 못 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렇게 준비해서 치른 한 시즌 성적을 평가받는데, 그전에 이렇게 못 보고 들어가는 게 조금 아쉽다"고 덧붙였다.

▲ 박해민 ⓒ곽혜미 기자

아직 실전에서 공개적으로 적용된 적이 없어 모두가 궁금해 한다. 그래서 "투수가 유리하다", "타자가 유리하다" 같은 추측만 할 뿐이다. 박해민은 이 역시 선수들이 ABS를 겪어보지 못해 생기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캠프에서 2, 3주 경험을 했으면 어느 정도 정립이 될 거다. 그런데 지금은 뭐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다. 퓨처스리그에서 해본 선수들이 있다고는 하는데 또 거기서 좌우로 2㎝ 늘어난다고 하니까"라며 "캠프에서 한 달을 해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LG는 불펜피칭부터 피치클락을 테스트하는 한편 메이저리그에서 쓰는 사인 교환 장비 피치컴도 시험해보고 있다. 그러나 ABS는 막연하게 그리고 있을 뿐 실제로 어떤 느낌인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일부 구단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트래킹 장비를 활용해 '가상 ABS'를 계획하기도 했으나 공식적인 KBO 기준의 ABS와는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박해민은 대신 한 변이 18인치로 기존보다 3인치 커진 베이스, 그리고 견제 제한 등 도루에 유리한 변화는 환영했다. 박해민은 "시범경기도 해보고 그전에 연습 경기도 해봐야겠지만 아무래도(주자에게)유리해진 것은 사실인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도루 26개로 2022년의 24개보다 숫자가 늘었다. 그런데 2022년 80%(30시도 24성공 6실패)였던 도루 성공률이 지난해에는 68.4%(38시도 26성공 12실패)로 11.6%P나 떨어졌다.

박해민은 "신경이 많이 쓰였다. 작년에는 감독님이 적극적인 주루를 권유하셨는데 준비가 덜 됐던 것 같다. 최근 몇 년은 신중하게 움직였는데 감독님은 적극적으로 하라고 하셨다. 어떻게 보면 몸이 반응하지 못하는 시기가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성공률이 떨어졌던 것 같은데, 후반기에는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그 느낌대로 준비하면 올해는 성공률이 훨씬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박해민의 후반기 도루 성공률은 76.2%다. 전반기에는 단 58.8%였다.

▲ 박해민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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