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첫 분데스 우승 물거품? 뮌헨, 보훔에 2대3 역전패...공식전 3연패 충격
김민재의 첫 분데스리가 우승이 물거품이 되는 걸까. 바이에른 뮌헨이 역전패를 당하면서 공식전 3연패 충격에 빠졌다.
김민재의 풀타임 활약에도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뮌헨이 19일(한국시간) 독일 보훔의 보노비아 루르슈타디온에서 열린 보훔과 2023-24 독일 분데스리가 2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이날 뮌헨은 후반전 수비수 다요 우파메카노의 퇴장 열세 속에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를 당했다.
직전 21라운드서 선두 바이엘 04 레버쿠젠과의 리그 경기서 0-3으로 완패를 당한 데 이어 시즌 첫 연패를 당하면서 1위가 더 멀어졌다. 승점 50점에 머무른 뮌헨은 선두 레버쿠젠(승점 58점)과의 승점 차가 8점으로 벌어지면서 선두 추격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그도 그럴 것이 뮌헨은 올 시즌 가장 중요한 분수령에서 공식전 3연패에 빠졌다. 앞서 지난 15일 SS라치오와의 2023-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에서 0-1로 패한 것을 포함하면 최근 3경기서 내리 충격패를 당한 뮌헨이다.
리그 우승경쟁에 가장 중요한 경기를 패했고, 승승장구했던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도 1차전을 패한 부담이 큰 상황. 거기다 돌아와 치른 약체와의 리그 경기서까지 충격패를 당하면서 더 험난한 시즌이 전개될 전망이다.
이날 김민재는 마티아스 더 리흐트와 함께 중앙 수비수 파트너로 짝을 이뤄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뮌헨은 그 외에 요슈아 키미히-레온 고레츠카가 중원을 구성했고 자말 무시알라-에릭 막심 추포 모팅-토마스 뮐러-해리 케인 등 4명의 공격진이 모두 나선 공격적인 전형으로 보훔 골문을 노렸다.
뮌헨이 완전히 달아날 기회를 놓쳤다. 전반 19분 케인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무시알라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오른발 슈팅이 크로스바를 훌쩍 넘기면서 허공을 날았다.
뮌헨의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상황이 나왔다. 전반 20분께 구장 안으로 이물질들이 대량으로 투척되면서 경기가 15분가량 중단됐다. 지난해 12월 독일축구리그(DFL)이 투표를 통해 외부 투자 자본의 투입을 허락한 것에 대한 항의에서 비롯된 팬들의 시위였다. 당시 DFL은 대해 시장 활성화와 리그 홍보 등을 목적으로 중계권 지분 8%를 외부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날도 경기장에 쏟아진 테니스공에 주심이 급히 경기를 중단했다. 결국 모든 정리가 끝날 때까지 약 15분 간 경기가 중단됐다.
이후 흐름이 이상하게 변했다. 전반 33분 풀백으로 출전했던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대신 이날 벤치에서 출발했던 우파메카노가 투입됐다.
결국 역전골까지 터졌다. 전반 44분 보훔은 케빈 슐러터백의 헤더로 1-2로 경기를 뒤집으며 뮌헨을 벼랑 끝까지 몰아 넣었다.
결국 뮌헨이 자멸했다. 후반 31분 우파메카노가 박스 안에서 공중볼 경합 도중 팔꿈치로 상대를 가격했다는 이유로 경고를 받았다. 전반전 이미 경고가 있었던 우파메카노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지난 라치오와의 UCL 16강전 퇴장에 이은 2경기 연속 퇴장으로 팀의 역적이 된 우파메카노였다. 이 페널티킥을 보훔의 슈퇴거가 성공시키면서 스코어는 1-3까지 벌어졌다.
경기 종료 후 진행된 방송 인터뷰에서 토마스 투헬 감독도 현실적인 고난을 언급했다. 투헬 감독은 “분데스리가 챔피언이 될 수 있다는 건 지금 이 순간엔 별로 현실적이지 않게 들릴 것이다. 그러나 지난 시즌 역시 우리는 끝까지 희망을 품고 있었고, 결국은 우승을 거뒀다”며 실낱같은 희망을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투헬을 경질하라는 팬들의 요구는 더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지난 11일 맞대결 패배를 비롯해 최근 3연패가 투헬 감독의 경질설이 높아지고 있는 결정적인 계기다. 올 시즌 레버쿠젠이 우승 레이스를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역전으로 흐름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도 모자라 완패를 당하며 사실상 전력상 열세는 물론 감독으로서 지략 대결에서도 사비 알론소 감독에게 뒤처졌다.
실제 사임 요구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앞서 빌트는 “뮌헨 팬들이 투헬의 사임을 바라는 메시지를 훈련장 옆에 게시하기 시작했다”며 투헬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투헬 감독의 그간의 성향도 뮌헨과의 결별 가능성을 부채질하고 있다. 투헬 감독은 독일, 프랑스, 영국 등에서 도르트문트, 파리생제르맹, 첼시 등을 이끌며 리그 우승이나 컵대회 우승 등의 뛰어난 커리어를 올렸다.
하지만 비교적 오랜 기간 재임했던 FSV 마인츠(2009~2014) 시절 이후에는 맡는 팀마다 최대 2년을 넘기지 않았을 정도로 짧은 기간만에 자진 사임 등의 형식으로 팀을 떠나기도 했다.
다만 이번 사례의 경우에는 투헬이 시즌 도중 자진해서 팀을 떠나는 일이 벌어지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독일 스카이스포츠는 이번 패배 이후에도 “보드진이 여전히 투헬 감독에게 굳은 믿음을 보내고 있다. 경질 등 깜짝 상황이 벌어질 확률은 매우 낮다”고 보도했다. 그간 투헬 감독이 보드진과 갈등을 빚어왔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구단의 신임을 계속 받고 있는 상황이다.
여러모로 어려움이 크지만 끝까지 뮌헨을 지키며 역전 우승을 노리겠다는 것이 투헬 감독의 현재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힘든 아시안컵 일정을 치르고 돌아와서도 쉴 틈 없이 홀로 뮌헨 수비진을 지키고 있지만, 허무한 패배가 늘면서 심리적으로도 지칠 수 있을만한 김민재다. 특히 2년 연속 세리에A 우승에 이어 분데스리가 우승으로 한국 선수 역대 사상 최초의 기록 달성을 목표로 했을 김민재의 꿈도 점차 멀어지는 흐름. 여러모로 김민재를 도와줄 파트너의 존재가 절실한 분위기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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