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4000원·칼국수 9000원… "점심시간이 두렵습니다"
1000원 메뉴의 상징 '김밥' 4000원·샐러드 도시락 1만2000원
지갑 얇은 직장인들, 편의점·구내식당으로 발길 돌려
인근 건물에 근무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오늘 점심 약속이 취소돼 간단하게 먹으려고 편의점을 찾았다"며 "요즘 식당에서 가벼운 메뉴조차 1만원이 훌쩍 넘어 비즈니스 미팅이 없는 날은 편의점을 애용한다"고 대답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요즘은 여럿이서 식사하더라도 계산은 각자 하는 추세"라면서 "선배로 보이는 손님이 음식값을 모두 지불하는 경우도 있지만 비슷한 연령대끼리 온 손님들은 더치페이가 일반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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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조사 결과 지난해 외식 물가 상승률은 6%로 30년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서울 기준 칼국수 한 그릇 평균 가격은 처음으로 9000원대를 넘긴 9038원으로 확인됐다.
외식 물가가 이처럼 상승한 데는 농수산물, 신선식품 등의 생산자물가가 오른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1월 식료품 물가는 전년 대비 6.0% 상승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 폭인 2.8%의 두배를 웃도는 수치다.
외식 물가가 오르자 배달 음식 이용도 자제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온라인 음식 배달 서비스 거래액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식비와 배달비가 모두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진 탓이다. 자장면 하나만 시켜도 무료로 배달이 되던 것은 옛말이 됐다. 배달앱(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려면 '최소 주문금액'을 채워야 하는데 이 역시 1만원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 서비스(배달 음식) 온라인 거래액은 26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0.6% 감소했다. 이와 반대로 온라인 식품 거래액은 40조6812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외식을 하는 대신 비교적 저렴한 온라인에서 식료품이나 밀키트를 구입해 이용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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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단체급식 업체들의 실적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구내식당 수요가 증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지표다. 삼성웰스토리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8.2%(2조7990억원), 영업이익은 75.3%(1280억원) 늘었다. 현대그린푸드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1.0%(2조1872억원), 영업이익은 9.8%(847억원) 증가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1.9%(3조742억원), 영업이익은 1.4%(993억원)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40대 이상이 구내식당으로 발길을 돌렸다면 2030 세대는 편의점을 주로 이용한다. 편의점 도시락은3000~5000원 정도로 식당에 비해 절반 정도 가격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GS25의 도시락 매출은 전년 대비 50.7% 성장했다. 편의점 CU와 세븐일레븐의 도시락 매출은 각각 27%, 35% 증가했다. GS25의 '혜자로운 집밥(김혜자도시락)'은 지난해 1800만개 이상이 팔렸다. 세븐일레븐은 배우 주현영을 모델로 내세운 비빔밥을 선보였는데 출시 한 달 만에 250만개가 판매됐다.
최저가 삼각김밥과 컵라면도 등장했다. CU는 최근 1000원 삼각김밥과 880원 컵라면을 잇달아 선보였다. 1000원짜리 삼각김밥은 CU가 5년 만에 내놓는 것으로 업계 초저가다. '880 육개장 라면' 역시 기존 용기면 대비 약 20% 저렴한 가격이다.
황정원 기자 jw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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