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야’ 서사가 빈약하다고요?”[편파적인 디렉터스뷰]

편파적인 쟁점 셋.
1. 광활한 액션, 가난한 서사…왜?
2. 마동석이 식상하다?
3. 아포칼립스물인 줄 알았더니, 또 좀비 영화?!

OTT플랫폼 넷플릭스 영화 ‘황야’ 연출한 허명행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OTT플랫폼 넷플릭스 영화 ‘황야’(감독 허명행)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화려하고 액션에 비해 서사가 가난하다는 의견이 쏟아진다. 이뿐만 아니라 마동석의 ‘자가복제’처럼 기시감 드는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들도 오가고 있다.

최근 스포츠경향이 만난 ‘황야’ 허명행 감독은 편파적인 쟁점 세가지에 대해 자신있게 대답했다.

OTT플랫폼 넷플릭스 영화 ‘황야’, 사진제공|넷플릭스

■쟁점1. 빈약한 서사엔 이유가 있다?

‘황야’는 폐허가 된 세상, 오직 힘이 지배하는 무법천지 속에서 살아가는 자들이 생존을 위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그러나 단순한 서사 구조 때문에 마동석 특유의 액션 쾌감을 상쇄한다는 불호평을 듣기도 했다. 허 감독은 이미 이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었다.

“‘황야’ 기획은 공간에서부터 시작됐어요. 극 중 양기수(이희준) 아지트로 나오는 아파트가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기획과 같이 들어간 건데, 같은 공간이지만 다른 뿌리를 가진 이야기로 설계된 거죠. 판타지 액션물을 개발한 건데요. 시나리오 작업을 할 때 ‘양기수’와 딸의 관계, 지완(이준영)과 ‘남산’(마동석)이 만나기 전 이야기도 있었죠. 하지만 제가 생각할 땐 ‘황야’는 러닝타임 100분 안에 들어와야만 했는데요. 그래야만 액션물의 쾌감을 효율적으로 안겨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그런 이야기들이 빠질 수밖에 없었어요. 서사 부족에 대해 아쉬워하는 목소리에 대해선 저도 알고 충분히 공감하지만, 러닝타임을 위해 어떤 걸 포기할까를 고려하다보니 액션에 더 중점을 주게 됐죠.”

OTT플랫폼 넷플릭스 영화 ‘황야’ 마동석, 사진제공|넷플릭스

■쟁점2. ‘범죄도시’ 마석도→ ‘황야’ 남산, 똑같은 그림체라고?

마동석이 연기한 ‘남산’은 모든 걸 깨부술 수 있는 전투력이나 말투 때문에 ‘범죄도시’ 마석도를 연상케한다는 얘기도 있었다. 이 때문에 기시감이 든다는 말에, 허 감독은 확실하게 짚어나갔다.

“아마도 캐릭터 때문이겠지만, 전 오히려 그런 캐릭터들을 더더욱 전세계에 널리 알리는 게 목적이었어요. 그래서 거기에 포커스를 맞췄고요. 유연한 개그를 하면서 강렬한 액션을 하는 캐릭터라서 그러는 것 같은데, 전 한국의 드웨인 존슨처럼 마동석의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거든요. 그게 통할 것 같으냐고요? 만약 힘들다고 생각했다면 이렇게 도전도 안 했겠죠. 분명히 가능성이 있어요. 마동석은 충분히 그런 역량이 되니까요.”

OTT플랫폼 넷플릭스 영화 ‘황야’ 연출한 허명행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쟁점3. 뜬금포 좀비 출현, 이유는?

클라이맥스엔 물로 인한 좀비 출현으로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뱀 인간이죠. 좀비를 특정 명사로 ‘악어’라고 칭한다면, 우린 좀 다른 뱀을 만든 거예요. 물론 크게 보면 같은 파충류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정확히 ‘악어’는 아니거든요. 저도 단순하게 좀비가 나오는 것에 대한 고민도 있어서, 뱀 혓바닥을 지닌 ‘뱀 인간’으로 생각했어요. 그런 인류 출현에 개연성을 준 거고요.”

‘황야’는 넷플릭스서 확인할 수 있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