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요즘 가장 핫한 드라마, 'LTNS'와 '살인자ㅇ난감'의 공통점은?

심영구 기자 2024. 2. 1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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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드라마의 풍년이다.

넷플릭스, 티빙, 디즈니플러스 바야흐로 한국의 OTT 콘텐츠 시장은 성장기를 맞았다.

탄탄한 각본에 풍부한 제작비, 화려한 배우진으로 무장한 시리즈들이 춘추전국시대, 그중에서도 최근 가장 주목받는 OTT 시리즈는 티빙의 'LTNS'와 넷플릭스의 '살인자ㅇ난감'이다.

무엇보다 LTNS와 살인자ㅇ난감에는 모두 생기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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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저격] (글 : 홍수정 영화평론가)

OTT 드라마의 풍년이다. 넷플릭스, 티빙, 디즈니플러스… 바야흐로 한국의 OTT 콘텐츠 시장은 성장기를 맞았다. 영화관은 힘들다 하지만, 누군가의 불행은 다른 이의 행운. 극장이 빼앗긴 관객은 OTT로 옮겨간다. 탄탄한 각본에 풍부한 제작비, 화려한 배우진으로 무장한 시리즈들이 춘추전국시대, 그중에서도 최근 가장 주목받는 OTT 시리즈는 티빙의 'LTNS'와 넷플릭스의 '살인자ㅇ난감'이다.

두 작품은 모두 매력적이다. 특히 부부 관계를 전면에 내세운 발칙한 19금 드라마 LTNS는 올 상반기의 작품이라 할 만큼 만듦새가 좋다. 도발적이면서도 수위를 잘 지킨다. 19금 작품들이 자칫 드러내는 폭력이나 혐오도 없다. 일찍이 연출력을 인정받은 두 감독, '윤희에게'의 임대형과 '소공녀'의 전고운이 손을 맞잡은 덕이다.

살인자ㅇ난감은 장단점이 분명한 작품이다. 장면과 장면 사이 연결이 투박해 이창희 감독의 연출력에는 의문이다(이 작품은 서투름과 스타일리시함을 간혹 혼동하는 것 같다). 하지만 원작 웹툰에 기반한 쫀쫀한 각본이 무엇보다 강점이다. 무엇보다 LTNS와 살인자ㅇ난감에는 모두 생기가 느껴진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고민과 감정이 작품의 결에 녹아있다. 그래서 신선하고 트렌디하다. 동시대의 공기를 담은 살아있는 작품이 되는 것. 콘텐츠에서 그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그런데 두 작품에서 느껴지는 중요한 특징이 하나 있다. 이들이 모두 '도망치는 인간'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방향과 방식은 다르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같이 삶의 난관과 위기로부터 달아나는 중이다. 때로 절박하게, 때로 유쾌하게. 가끔은 의식적으로, 자주 무의식적으로. 아래부터는 두 작품의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으니 유의해 읽기를 바란다.


LTNS에서 주인공 우진(이솜)은 남편 사무엘(안재홍)과 섹스리스 부부다. 애초에 제목 자체가 'Long Time No Sex'의 약자다. 우진은 사무엘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허사다. 이런 상태가 익숙해진 어느 날, 그녀에게 부업이 생긴다. 우진과 사무엘은 호텔 프런트 직원으로 일하며 알게 된 불륜 커플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기 시작한다. 이때 그녀의 불만(섹스리스)은 일탈(불륜 커플 협박)을 추동하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오해는 말기를 바란다. 우진이 부부 관계에 불만이 있어 남을 협박하고 다닌다는 뜻이 아니다. 지금 그녀의 상태가, 삶에 변화를 일으키는 에너지원이 되었다는 뜻이다.

이들 부부가 불륜 커플을 협박하는 과정은 코믹하고 귀엽게 그려진다. 하지만 이 과정 전부가 일종의 거대한 회피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들은 자신들의 진짜 문제를 잊은 채 다른 데 몰두하고 있다. 그리고 시리즈의 후반부, 새 재미에 빠져 살던 커플은 위기를 맞는다. 마지막에 이르러 이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가슴시리게 직시한다. 눌러왔던 것들이 폭발한다. 이 통증을 성장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LTNS는 자신의 문제로부터 도망치려 했던 사랑스러운 커플의 성장기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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