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탕후루에 무슨 레시피가 있어?"…설탕 코팅 소송전의 내막
"아니, 탕후루에 레시피가 있어?" 탕후루 소송전 기사에 달린 댓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내용입니다. 그냥 과일 잘라서, 나무 꼬챙이에 꽂은 다음, 설탕물 입히면 끝나는 거 아니냐는 취지입니다.
무슨 상황인데? - "비법 가루 있다"... 탕후루 업체의 고소
탕후루 시장이 급속 성장하면서 레시피도 진화를 거듭해 왔습니다. 모두 같은 탕후루처럼 보여도 같은 탕후루가 아니라는 것이 A업체 주장입니다. 탕후루의 생명은 어떻게 하면 설탕 코팅을 최대한 얇게 입힐 것이냐, 또 그렇게 얇게 입힌 설탕을 어떻게 오래 유지할 것이냐, 또 어떻게 하면 이에 달라붙지 않도록 할 것이냐에 있다는 것입니다.
좀 더 설명하면 - '비법 가루', 진짜 훔쳤나?
A사 대표는 B가게를 고소한 뒤 최근 유튜브에 레시피 도용에 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해당 영상에서 딱 한 컷, '비법 가루'를 살짝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비닐에 포장된 작은 가루 한 포. 다른 탕후루 업체는 사용하지 않는 A사 만의 독창적인 방법이라고 합니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음식 재료를 대개 좁은 의미의 '레시피'로 이해하실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고소당한 B가게에 연락해, 조리 과정 전반을 취재진에게 보여줄 수 있는지 문의했습니다. B가게는 흔쾌히 허락했습니다. B업체는 과일을 손질하고, 나무 꼬챙이에 꽂고, 그다음 물과 설탕을 혼합해 끓인 뒤 설탕 코팅을 입히는 모든 과정을 취재진에게 공개했습니다. 탕후루를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고 판매하는 것까지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비법 가루'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B가게에 물어보니 "물과 설탕 말고는 넣는 것이 없다"고 했습니다. 탕후루 제조를 연습하는 과정에서 이것저것 첨가물을 넣어보기도 했고, 유튜브에 나오는 여러 조리법을 알고 있지만, 결국 물과 설탕만으로도 판매 가능한 품질의 탕후루를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B가게는 내부 안내문을 통해서도 "분말은 넣지 않으며, 다른 첨가물 없이 오로지 설탕만 사용해 제조한다"고 공지하고 있었습니다.
'비법 가루' 안 넣는데, 레시피 도용?
즉 과일을 손질하고, 설탕 코팅을 입히고, 꺼내서 건조시키고, 이런 제조 과정 전반을 B가게가 그대로 베껴서 영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B가게 사장이 과거 자사 가맹점에서 직원으로 근무했는데, 그때 배운 모든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 독립한 가게를 차렸다는 주장이었습니다. A업체가 말하는 '레시피 도용'은 좁은 의미의 음식 재료, 조리법을 뜻하는 게 아니라 탕후루 제조 과정 '전반'을 폭넓게 뜻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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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용 기자 psy05@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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