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용어사전] 10G가 왜 이리 느린가 했더니… 기가비트의 비밀
통신사의 10G 인터넷
기대와 사뭇 다른 속도
단위가 바이트가 아닌 ‘비트’
1Gbps 초당 전송속도 125MB
인터넷 가입 시 잘 확인해야
■ 초당 기가비트(Gbps) = 얼마 전, 쾌적한 인터넷 환경을 위해 비싼 초고속 인터넷 요금제로 바꾼 A씨. 하지만 A씨가 체감한 인터넷 속도는 기대와 사뭇 달랐다. '10G 인터넷'이라는데, 왜 이런 걸까.
"초고화질 게임을 즐기고 대용량 파일을 빠르게 내려받을 수 있다." 통신사들이 초고속 인터넷을 홍보할 때 흔히 쓰는 문구다. 이를 자랑이라도 하듯 초고속 인터넷 요금제엔 '기가인터넷' '기가급 속도' '10G 인터넷' 등 빠른 전송 속도를 뜻하는 용어들이 수식어처럼 나열된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건 '초당 기가비트(Gbps)'다. 말 그대로 1초당 전송하는 기가비트(Gb) 양을 뜻하는 이 단위는 초고속 인터넷 요금제의 전송 속도를 표기하는 데 쓰인다. KT는 아예 앞글자만 따와 '1G' 또는 '10G' 등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통신사마다 요금제 구조가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Gbps가 '기가인터넷' 중 가장 저렴하고 10Gbps가 가장 비싸다.
그럼 이들 초고속 요금제의 실제 전송 속도는 얼마일까. 흔히 10Gbps면 1초당 10GB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고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기가비트(Gb)는 우리가 자주 쓰는 기가바이트(GB)와 엄연히 다른 단위로 1Gb는 1GB의 8분의 1이다.
1Gb=0.125GB란 얘긴데, 이를 적용하면 가장 비싼 10Gbps 요금제의 경우 전송 속도는 1초당 10GB가 아닌 1.25GB가 된다. 1Gbps는 1초당 0.125GB, 더 작은 단위(메가바이트·MB)로 바꾸면 125MB에 불과하다. 초고속 인터넷을 쓰는 이들이 '인터넷 속도가 생각보다 느리다'고 느끼는 건 이런 괴리에서 왔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속도가 GB급이 아님에도 '기가'라는 이름을 쓸 수 있는 건 2009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당시 미래창조과학부)가 인터넷 최저속도가 100Mbps가 넘으면 '기가'를 쓸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어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신사가 홍보하는 전송 속도는 최고속도 기준이므로 실제 전송 속도는 그보다 더 낮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런 점을 통신사에서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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