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이트, 기술력 내세웠지만…미확약 물량·완전자본잠식에 우려↑

김지영 2024. 2. 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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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연속 적자 상태…이에이트, 우려 불식하고 성장성 입증할까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이에이트가 올해 첫 기술특례 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하게 됐지만, 기대보다는 우려 섞인 시선이 먼저 나온다. 작년 파두 사태의 여파가 채 가시질 않아 이에이트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과열된 공모주 시장에 이에이트가 변곡점을 찍을지 지켜봄직 하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에이트는 최근 기관 대상 수요예측과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을 마무리하고 오는 2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이에이트가 오는 2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다. [사진=이에이트]

이에이트는 올해 첫 기술특례 트랙으로 증시에 입성하게 됐다. 기술력은 있지만, 경영 성과가 부진한 탓이다.

회사는 국내 최초로 자체 기술을 통해 3차원 입자 방식의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입자 방식 시뮬레이션은 기존 2차원의 격자 방식과 달리 고용량의 데이터를 다양하게 처리하고, 빠르게 분석·해석할 수 있어 여러 산업군에 활용 가능하다.

자체 개발한 디지털 트윈 플랫폼 NDX PRO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3D 가시화 등 다양한 요소 기술을 통합해 사용자 맞춤형 디지털 트윈 환경을 제공한다.

이에이트는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기관(한국기술신용평가, 한국발명진흥회)로부터 각각 A, A 등급을 받았다. 평가 등급 중 상위 세 번째에 해당하는 A등급은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기업을 뜻하며 해당 기술이 장래 환경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수준이라고 보는 것이다.

한국기술신용평가는 이에이트의 시뮬레이션 기반 디지털 트윈 솔루션 기술에 대해 "기존 격자 생성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전처리 과정을 간소화해 작업효율을 향상시켰고 그래픽처리장치(GPU) 병렬화 기술을 적용해 해석속도를 향상시켰다"고 평가했다.

다만 기술력에 비해 실적은 아직 저조하다. 2020년(-39억원)부터 2021년(-70억원), 2022년(-77억원)까지 3개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이트가 가결산 한 작년 또한 영업손실 52억원으로 추정돼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누적된 결손금으로 자본총계도 음수(-)를 벗어나질 못 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자본총계는 -14억6000만원이었으며 2021년은 -10억1500만원, 2022년 -20억1700만원이었다. 작년 3분기 기준으로는 -66억1400만원으로 집계돼, 최근 사업년도 모두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이에이트는 장기간의 개발 비용과 연구개발인력 비용 때문에 결손금이 발생했으며 이번 공모를 통해 자본잠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NFLOW, 시뮬레이션·연구개발(R&D) 용역, 디지털트윈 솔루션 등의 매출이 2020년부터 증대되고 있으며 세종 스마트시티 구축사업 체결, 부산 스마트시티 구축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으로 영업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60억원, 38억원이며 당기순이익은 30억원을 제시했다.

기술력은 있으나 경영 실적이 좋지 않아 기술특례상장을 택했지만, 작년 파두 사태의 여파로 이에이트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도 냉소적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진행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577개의 기관이 참여했지만, 의무보유확약을 건 기관은 2.35%에 불과했다. 기간 별로는 6개월 4곳, 3개월 17곳, 1개월 2곳, 15일 2곳이었으며 나머지 1553개의 기관이 확약을 걸지 않았다. 상장 일부터 14일 이내에 매도할 의사가 있는 곳이 무려 98.47%에 달했다.

최종 의무보유확약 배정현황으로 보면 수요예측 전보다는 미확약 비율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편이다. 청약에 참여한 기관 중 86.7%가 확약을 걸지 않았다. 올해 상장한 기업 중 공모 금액이 비슷한 에이치비인베스트먼트(공모 금액 226억원)의 미확약 비율은 82.40%, 작년 상장한 기업 중에선 아이엠티(221억원) 18.38%, 메가터치(249억원) 64.19%였다.

일반 청약 경쟁률도 381.16대 1로 올해 중에서도 낮으며 앞서 언급한 기업들과 비교해도 저조하다. 에이치비인베스트먼트는 892.56대 1, 메가터치는 630.71대 1, 아이엠티는 495.59대 1이었다.

기관과 일반 투자자 모두 이에이트의 장기적인 성장보다는 과열된 공모주 시장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회사의 펀더멘탈이 좋다고 생각하면 확약을 많이 건다. 그러나 미확약 비율이 높다는 것은 장기적인 전망보다는 IPO 시장에 쏠리고 있는 유동성을 보고 수급적인 측면에 집중한 것"이라고 봤다.

또 다른 관계자도 "올해 상장만 하면 200%를 넘기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미확약 수가 많다는 것은 상장 당일 급등할 때 매도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며 "과열된 공모주 시장에서 옥석가리기는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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