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AI 개발 시스템 구축…비만‧항암 신약 연구 속도
박준석 센터장 “AI·사람 동반성장 시 신약 개발 성공 높아져”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대웅제약(069620)은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 내는(Drug Discovery) 독자적 ‘인공지능(AI) 신약 개발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19일 밝혔다. 향후 전임상, 임상, 시판 등 신약 개발(Drug Development) 전주기에 AI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전처리를 거쳐 신약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주요 화합물 8억 종의 분자 모델을 자체 데이터베이스화했다. 이 같은 DB와 신약 개발 시스템을 결합해 비만과 당뇨, 항암제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비만과 당뇨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 자체 AI 시스템으로 두 가지 표적 단백질에 동시에 작용하는 ‘활성물질’을 발굴하고 최적화 단계에 돌입시키는 데 단 두 달이 걸렸다”면서 “연구원들이 1년 넘게 고민하던 난제를 AI를 통해 해결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또 AI 시스템을 활용해 암세포 억제 효능을 보이는 활성물질을 발굴했다. 최적화를 통해 특허까지 가능한 ‘선도물질’을 확보하는 데 6개월을 소요했다. 기존 방식으로 진행했을 경우 최소 1~2년 필요한 프로젝트다.
대웅제약이 실제로 구매해 신약 개발에 즉각 쓰일 수 있는 8억 종 화합물질(Compound)의 분자 모델 DB에 붙인 이름은 ‘다비드’(DAVID‧Daewoong Advanced Virtual Database)다. 신약 개발 경쟁에서 AI로 글로벌 빅파마와 겨루겠다는 연구원들의 의지를 담았다.
AI 신약 개발 시 복잡한 화합물질 구조에서 불필요한 정보를 분리, 제거하는 전처리 과정이 필수적이다. 대웅제약 AI 연구원들은 이 작업을 최우선으로 몰두해 AI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로 가공했다.
박준석 신약발굴센터장은 “신약 후보물질의 세계는 우주와 같은데 AI가 신약 개발의 대항해 시대를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AI로 미지의 영역을 개척해 나간다면 매우 많은 신약 후보물질과 우수한 신약을 더 빠르게 개발해 인류 건강에 지대한 공헌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신약 개발을 위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후 대웅제약은 신약 후보물질 탐색의 첫 단계에 적용할 수 있는 ‘AIVS’(AI based Virtual Screening) 툴을 개발했다. 이 툴은 AI가 표적 단백질 대상으로 ‘활성물질’을 발굴하는 시스템으로 3D 모형화를 기반으로 다양하게 탐색할 수 있다. 동일한 화학적 특성을 지니면서 특허가 가능한 새 활성물질을 생성형 AI로 빠르게 찾을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베이스와 툴을 기반으로 지난해 AI 신약 개발 시스템 ‘데이지’(DAISY‧Daewoong AI System)를 사내에 오픈했다. 이 시스템은 일종의 웹 기반 ‘AI 신약 개발 포털’이다. 대웅제약 연구원들은 데이지에 접속해 신규 화합물질을 발굴하고 약물성까지 빠르게 예측할 수 있다.
대웅제약 연구원들은 ADMET(Absorption‧Distribution‧Metabolism‧Excretion‧Toxicity) 연구를 AI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ADMET 연구는 화합물질의 흡수, 분포, 대사, 배설, 독성 등 약물성을 파악하는 연구 단계다. 신약 개발 초기 절차에서 중요한 단계다.
대웅제약 연구원들은 AI 신약후보 탐색 툴 AIVS를 사용해 비만과 당뇨, 항암제 분야의 성과 외에 단백질 분해제 개발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항체 설계와 안정성 평가를 동시에 진행해 연구자들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있다.
박 센터장은 “인간을 대체하는 기술로 AI를 바라보면 오산이다.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는 인간의 동반자와 같다”면서 “딥러닝 AI가 ‘데이터’를 쌓으며 학습하고 성장하듯이 연구자도 함께 통찰력을 높이며 함께 동반성장해 나갈 때 비로소 신약 개발 성공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에 따르면 신약 개발에 필요한 평균 기간과 비용은 15년, 2조~3조 원 수준이다. AI를 활용할 시 개발 기간은 7년, 비용은 6000억 원 규모로 줄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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