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실손, 의료쇼핑 사라지나?… 대법 "부담초과액, 건보가 줘야"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18일)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보험 가입자 A 씨가 현대해상화재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2008년 11월 현대해상 1세대 실손보험에 가입한 A씨는 2021년 8월부터 10월까지 총 세 차례 각기 다른 병원에 입원해 도수치료를 총 16회 받은 뒤 보험금으로 입원치료비를 지급해 달라고 청구했다.
해당 실손보험은 질병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을 때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입원 비용 중 국민건강보험법이 정한 요양급여의 본인부담분과 비급여 부분을 보험금으로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었다.
현대해상은 2021년 11월 "병원이나 건강보험공단에서 환급 가능한 금액이므로 특약에 따른 보상 대상이 아니다"라며 건강보험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는 111만552원의 지급을 거부했다.
본인부담액상한제는 건강보험 본인부담금이 개인별 상한액을 초과하면 그 초과금액을 건보공단이 부담하는 제도로 2004년부터 시행됐다.
A 씨는 현대해상을 상대로 보험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은 보험사의 손을 들어 줬다. 보험사가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치료비 외 본인부담상한액 초과금을 A 씨에게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고가 상한액을 초과해 지출한 111만552원은 건강보험법에 따라 원고가 환급받아 결과적으로 공단부담금이 되므로 보험계약에서 정한 원고에게 보상할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해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금액'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약관 내용이 명백하지 않거나 의심스러우면 고객에게 유리하게, 약관 작성자에게 불리하게 제한해석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이 사건의 특약은 피보험자가 지출한 의료비가 본인부담금상한액을 초과했는지 여부와 상관 없이 지출한 의료비 전액에 관해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하급심 판단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대법원은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해 건보공단에서 환급받은 것이 특약의 보상 대상이라고 할 수 없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
실제 2~4세대 실손보험 본인부담상한제와 관련한 9건의 소송에서 보험사는 모두 승소한 반면 1세대 실손보험 본인부담상한제에 대한 23건의 소송에서 보험사 승소사례는 11건이다.
1세대 실손 가입자는 실손보험금을 청구 후 보험금을 수령하고 본인부담상한제 환급금까지 추가로 받게 되면서 실제 지출한 의료비 이상으로 초과 이익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보험사는 실손보험금 지급 시 환급금을 보장하지 않거나 보험금을 환수하는 등의 조치를 했다. 영업일 3일 이내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실손보험과 달리 본인부담상한제에 따른 환급금은 이듬해 지급한다. 보험사들은 사전에 환급금을 추정해 실손보험금을 제공하기도 한 것이다. 일부 소비자는 초과되는 보험금에 대해 반환을 거부하기도 하는 등 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이번 판결로 보험업계에서는 1세대 실손보험 손해율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내장 수술 대법원 판례가 과잉진료 문제 개선으로 이어져 1세대 실손보험 손해율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만큼 이번 사례도 비슷한 효과를 낼 것으로 보는 것이다. 보험사들은 중장기적으로 1세대 실손보험료 인하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이중으로 보험금을 수령하던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다수의 보험 가입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바다에 사체가"… 태안 천리포 해수욕장서 여성 시신 발견 - 머니S
- [2월18일!] 출근길 일어난 최악의 묻지마 테러… 단 10분이었다 - 머니S
- 이사회 호화 출장 논란에도… 국민연금 "포스코 회장 선임 개입 안 해" - 머니S
- "동생 교육 좀 해라" 이강인 비난 화살, 친누나까지… 악플 잇따라 - 머니S
- [컴앤스톡] 이엠코리아, 주요 사업은 다 하는데 주가는 요지부동 - 머니S
- 선덕여왕릉서 쓰레기 태우다 '산불'… 50대 '징역형' - 머니S
- '2차전지 검사' 피아이이, 코스닥 상장 나선다… '메가스팩'과 합병 - 머니S
- 환급률 120% 단기납 종신보험, 자취 감춘다… 금감원, 곧 결론 - 머니S
- 일본 벤치마킹한 '밸류업' 26일 발표... 기관투자 유입 성공하나 - 머니S
- 빅5 병원, 전공의 파업에 잇따라 수술·입원 미뤄… "암 수술도 연기" - 머니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