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 뛰고 매물 급감… 서울 중심 '전세난' 우려 [한양경제]

권태욱 기자 2024. 2. 1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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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물량 감소에 전셋집 구하기 힘들어
증액 갱신도↑…“호가 1천만∼3천만원 올라”
전문가 “3월 비수기로 크게 오르진 않을 듯” 전망도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올해들어 아파트 전세시장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역전세난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매매값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전세로 수요가 몰리며 분위기가 반전됐기 때문이다.

비수도권에서는 여전히 부동산 경기가 약세 국면이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은 오르고 매물도 줄어들고 있는 형국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상계동 보람아파트 전용면적 44.33㎡와 54.59㎡는 최근 전세가 2억∼2억5천만원 선에 거래되며 연초보다 시세가 1천만∼2천만원 올랐다.

양천구 목동 아파트 단지에는 학군 수요가 움직이면서 최근 전세 거래가 증가했다.

목동 신시가지 7단지 전용 66㎡의 경우 일부 대출을 많이 낀 급전세를 제외하고는 5억8천만∼6억5천만원에 전세 물건이 나왔다.

마포구 아현동 일대에도 이달 들어 전세 거래가 크게 늘었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96㎡는 현재 전셋값이 7억5천만∼7억8천만원으로 1월 대비 2천만∼3천만원 이상 올랐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그런가하면 재계약을 통해 종전 계약 대비 보증금을 올려주는 증액 갱신 사례들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 등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 주공1단지 전용면적 71.89㎡는 지난달 말 한 임차인이 전세 갱신계약을 하면서 종전 대비 5천만원가량 올린 3억원에 재계약을 했다.

상계 주공10단지 전용 49.94㎡는 올해 들어 신고된 갱신계약 4건 가운데 3건이 증액갱신이었다. 지난달 2억2천만원에 계약된 전세는 종전 전셋값(1억8천900만원)보다 3천만원가량을 올려줬고, 이달에는 종전 1억7천800만원짜리 전세가 1억8천690만원에 재계약됐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99㎡는 이달 들어 계약된 갱신 계약 중 한 건이 종전 10억원보다 2억8천만원 인상된 12억8천만원에 계약됐다.

전세 계약이 늘면서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 수는 감소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은 5만2천174건으로 한달 전(5만4천873건)에 비해 5.0%가량 줄었다.

지표로만 봐도 서울 전세값은 이상징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53.7%를 기록하며 지난해 1월(54.7%)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지난해 8월부터 5개월째 상승세다.

서울에서는 종로구가 62.1%로 전세가율이 가장 높았고, 중랑구(61.6%), 구로구(60.8%), 중구(60.7%), 강북구(60.2%) 등의 전세가율이 60%를 넘었다.

노원구는 평균 전세가율이 50.1%로 다시 50%대를 회복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값이 9개월째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넷째 주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이번 주까지 39주 연속 상승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매매시장 불확실성으로 매수 대기자들이 전세로 눈을 돌리고, 계약갱신을 선택하는 세입자들이 늘면서 신규 계약이 가능한 물건이 감소해 학군지·역세권 등 선호단지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3월 이후에는 수요 측면에서 한동안 전세 비수기에 접어드는 만큼 전셋값이 크게 오르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1만1천여가구에 그치는 등 신규 전세 공급이 감소한 것은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저리의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자금도 당장은 매매보다 전세수요 증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 전셋값 강세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입주 물량이 줄어들면 전월세 시장이 불안해지고 전셋값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며 “서울의 경우 입주 물량이 감소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은 물론 집값 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세 매물을 구하고 싶다면 대단지 입주를 앞둔 주변 지역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권태욱 기자 lucas45k@hanyang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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