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지구 홀로코스트에 비교한 룰라 ‘외교적 기피인물’ 지정
“심각한 반유대주의 공격”
룰라, AU 정상회의서 이스라엘 비난
이스라엘 정부가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을 홀로코스트에 비교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을 외교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19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룰라 대통령이 자신의 발언을 사과하고 철회할 때까지 그를 이스라엘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인물로 지정한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마스를 상대로 한 이스라엘의 정당한 전쟁을 600만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독일 나치와 아돌프 히틀러 행위에 비교한 발언은 홀로코스트로 희생된 자들에 대한 기억을 훼손하는 심각한 반유대주의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카츠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주재 브라질 대사를 홀로크스트 박물관으로 불러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17일 에티오피아에서 열린 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의에서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은 다른 어떤 역사적 순간들과도 비교할 수 없다”며 “사실 히틀러가 유대인을 죽이기로 했을 때 그런 일이 일어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군인 대 군인의 전쟁이 아니라 철저히 준비된 군인과 여성·어린이 간의 전쟁”이라고 지적했다. 룰라 대통령의 발언은 AU 정상회의에 참석한 지도자들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비판하고 즉각적인 공세 중단을 촉구한 뒤에 나왔다.
이스라엘은 강하게 반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 성명을 통해 “룰라 대통령의 발언은 홀로코스트를 하찮은 것으로 만들고 유대 민족과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해치려는 시도”라며 “레드라인(한계선)을 넘었다”고 비난했다.
브라질 내 유대인 단체인 ‘브라질·이스라엘 연맹’도 “현실에 대한 비뚤어진 왜곡”이라며 “룰라 정부가 가자지구 분쟁에 대해 극단적이고 불균형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해 10월7일 전쟁이 시작된 이후 줄곧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밝혀왔다. 그는 앞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이스라엘을 제노사이드(집단학살) 혐의로 제소한 데 대해서도 지지 뜻을 표명한 바 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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