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 순살치킨 ‘값싼 브라질산’ 쓰고 가격은 올렸다
작년 5월부터 7개 메뉴서 ‘국산’ 대체
‘이익률 높아 원가 압박 등 없어’ 지적
치킨 프랜차이즈 bhc가 순살 메뉴에 사용되는 닭고기를 값싼 브라질산으로 슬쩍 바꾸고 가격까지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bhc치킨은 지난해 5월 순살 치킨 메뉴 7개의 닭고기를 국내산에서 브라질산으로 바꿨다. bhc치킨은 당시 순살 메뉴는 국내산 닭고기 수급이 어려워져 브라질산으로 바꿨다고 밝혔으나 반년이 넘은 현재까지 브라질산 닭고기를 쓰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원부자재 가격, 인건비, 임대료 상승 등을 이유로 85개 메뉴 가격을 500∼3000원 인상하면서 국내산 닭고기가 아닌 브라질산 닭고기를 쓴 메뉴 7개의 가격도 함께 올렸다. 2만원이던 ‘뿌링클 순살’ 가격은 2만3000원으로 인상했다. 주문 중개 수수료 및 배달 대행 수수료,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 지속되는 원부자재 가격의 인상 등으로 악화된 가맹점 수익을 개선한다는 게 이유였다.
일각에서는 원부자재 비용 상승이 메뉴 가격 인상의 원인 중 하나라면 적어도 브라질산 닭고기로 바꾼 메뉴 가격은 동결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브라질산 수입 냉동육 가격은 국내산 닭고기의 3분의 1 수준에서 반값으로 싼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정부는 현재 물가 안정을 위해 수입 닭고기에 할당관세 0%를 적용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국내산 닭고기에 비해 브라질산 냉동육은 매우 싸기 때문에 원재료 부담이 낮아지는 것이 상식”이라며 “가격 인상의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bhc의 2022년 영업이익률은 27.95%, 2021년은 32.24%로 경쟁사들보다 월등히 높아 원가 압박 등 비용 부담 정황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bhc 관계자는 “앞서 맺은 계약 기간이 끝나면 다시 국내산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말했다.
bhc 대주주는 2018년부터 투자를 시작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다. 현재 45% 지분을 보유해 실질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 bhc는 지난해 소비자 판매가를 인상하면서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부자재 가격도 평균 8.8% 올려 논란이 일기도 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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