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발니 사망에 침묵···헤일리 “푸틴 편인가”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수감 도중 숨진 러시아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를 “영웅”으로 부르면서 나발니의 사망 사건에 대해 침묵 중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18일(현지시간) ABC방송 ‘디스 위크’ 대담에 출연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발니의 죽음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것에 대해 “(트럼프는) 푸틴의 편이거나, 푸틴이 정적을 죽인 것이 멋진 일이라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별 일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발니가 숨진 이후 사흘이 되도록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공격하며 “나의 1기 재임 시절 했던 것과 같이 평화와 번영,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나다. 미국은 다시 존경받고 (필요하다면!) 두려움의 대상이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그러면서 “나발니가 러시아 국민들을 대변해왔기 때문에 러시아 국민들을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나발니를 가리켜 “부패와 싸운 영웅”이라며 “그는 푸틴이 하는 일에 맞서 싸우고 있었고, 푸틴은 다른 모든 정적들에서 한 것처럼 나발니를 죽였다”고 말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오는 24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공화당 경선을 앞두고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 정책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상으로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30%포인트 이상 뒤지고 있어 경선 패배가 확실시되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가 주지사를 지낸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큰 표차로 질 경우 공화당 내에서 사퇴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점점 더 선명한 대립각을 세우면서 ‘반트럼프’ 리더로 주목받고 있지만 그로 인해 공화당 유권자들의 지지를 잃을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내 막강한 트럼프 영향력을 고려할 때 헤일리 전 대사가 2028년에 대선에 다시 도전하더라도 공화당 후보 지명까지 또 다른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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